사진=REUTERS
사진=REUTERS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을 몰고 온 오픈AI의 초기 투자자가 최근 AI 업계에 투자금이 쏟아지고 있는 것에 대해 "더 큰 바보 이론의 전형"이라고 경고했다. 더 큰 바보 이론이란 어떤 상품이나 자산이 현재 높은 가격에 형성돼 있다 하더라도 자기보다 더 높은 가격에 매입할 바보 투자자가 있다는 기대를 갖고 투자에 나서는 현상을 의미한다.

오픈AI의 초기 투자자 코슬라벤처스의 비노드 코슬라는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현재 AI 스타트업들은 과대평가되어 있으며 대부분 수익을 창출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1년 전 오픈AI에서 챗GPT를 출시한 이후 투자자들이 오픈AI를 비롯해 경쟁사 인플렉션, 앤스로픽, 코히어 등에 앞다퉈 자금을 대고 있는 쏠림 현상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AI에 대한 대부분의 벤처 투자는 손실로 끝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피치북 자료에 따르면 올해 벤처캐피털(VC)이 전 세계 AI 기업에 투자한 규모는 215억달러를 넘어섰다. 작년 한 해동안 51억달러였던 규모가 올 들어 이미 4배 이상 급증했다. 이와 관련해 코슬라는 올해 빗발치는 AI 투자 열풍을 지난해까지 호황을 이뤘던 암호화폐 스타트업 부문에 비교했다. 암호화폐 스타트업 투자 열풍은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파산 및 사기 혐의 등으로 급랭한 상태다.

코슬라는 "다른 사람들이 모두 투자에 뛰어들기 때문에 나도 투자한다는 믿음이 AI 부문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전형적인 더 큰 바보 이론"이라고 비판했다. 다만 코슬라는 AI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강조했다. 그는 "AI가 세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란 믿음에는 변화가 없다"며 "AI 기술은 향후 20년 안에 인간이 하는 업무의 80% 이상을 대체하고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슬라벤처스는 2019년 초 오픈AI의 기업가치를 10억달러로 평가한 펀딩라운드에서 5000만달러를 투자한 초기 투자자다.

현재 오픈AI의 가치는 86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경쟁 AI 기업들의 가치도 올해 급등했다. 앤스로픽은 올해 초 이미 5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으며, 최근 구글로부터 또 다시 20억달러를 투자받았다. 코히어와 인플렉션도 올해 상반기에 각각 21억달러, 40억달러로 몸값이 뛰었다. 프랑스의 AI 스타트업 미스트랄AI는 설립된 지 한달 만인 올해 6월 시드라운드에서 1억5500만유로를 투자받았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