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현지 공장이 29일 시스템 오류로 가동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가동 재개 시점이 미정이라고 밝혔다. 공장 가동 중단이 장기화한다면 도요타 실적이 악화하고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점유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요타는 이날 오전 일본 내 14개 자동차 공장 가운데 12곳의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야간에는 모든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다. 공장 가동이 중단된 원인은 부품 발주를 관리하는 시스템의 오작동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코롤라, 캠리, 프리우스 하이브리드 등 모든 차종을 생산하는 라인에 영향을 미쳤다.

도요타는 이날 기준으로 오류 해결 및 공장 가동 재개 시점이 확실하지 않다고 했다. 사태가 단시일 안에 끝나지 않으면 일본에서의 도요타 생산이 상당 기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럴 경우 도요타의 올해 판매 대수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도요타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를 유지했다. 도요타는 일본 내 14개 공장에서 전 세계에 출하하는 자동차의 약 3분의 1을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요타는 시스템 오류 원인이 사이버 공격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3월 거래처가 사이버 공격을 받아 도요타의 일본 내 모든 공장의 가동이 중단된 적이 있다.

도요타는 2020년 5년 만에 세계 자동차 판매 대수 1위에 복귀한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도요타 "외부 해킹 아닌 듯"…'저스트 인 타임' 한계 지적도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29일 자국 내 공장 14곳의 가동을 모두 중단하면서 업계는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이날 도요타가 가동 재개 시점이 미확정이라고 밝히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일본 공영방송 NHK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부터 가동이 중단된 곳은 도요타그룹의 일본 내 14개 공장 28개 생산 라인 중 후쿠오카현 미야타 공장과 교토부 다이하쓰공업 교토 공장 2곳을 제외한 나머지 12곳의 25개 생산 라인이다. 하지만 부품 관리 시스템이 손상을 입은 탓에 이날 오후 늦게 나머지 2곳까지 모든 공장의 생산 라인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도요타그룹 대변인은 “문제의 원인을 조사하고 있고, 사이버 공격 때문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요타의 잦은 공장 중단 때문에 추후 생산량 회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해 3월 도요타 거래처가 사이버 공격을 받으면서 도요타는 하루 동안 일본 내 모든 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당시 하루 만에 약 1만3000대의 자동차 생산에 차질을 빚어 고스란히 회사의 손실로 기록됐다.

이날 사고는 도요타가 최근 생산량 회복에 전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터졌다. 지난 5월 도요타는 “지난 몇 년간 차량 출하에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공급이 개선돼 생산량을 늘릴 수 있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달 초엔 2023회계연도(2023년 4월~2024년 3월)에 1010만 대의 차량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유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는 전년 대비 생산량을 11% 늘린 것이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료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도요타로부터 가동 중단 계획을 보고받았다”며 “정부 차원에서도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도요타는 올해 2분기(4~6월)엔 일본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분기 기준 1조엔(약 9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도요타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조1209억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늘었다. 도요타와 렉서스 브랜드의 세계 생산량은 254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늘면서 분기 최고를 기록했다. 반도체 부족 문제가 완화돼 생산이 회복된 데다 엔화 약세로 판매도 호조를 보인 덕분이다.

BBC는 “소위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적기 공급 생산)’ 시스템의 선구자인 도요타는 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부품 배송이 중단될 경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리안/이현일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