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올랐나…WTI, 미중 경제 지표 악화에 주춤 [오늘의 유가]
WTI 4거래일만에 하락
미중 PMI 지표 모두 악화


석달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던 국제유가가 소폭 하락했다.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가 부진했던데다 그동안 유가 상승에 따른 차익실현 압박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9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0.53%(43센트) 하락한 배럴당 81.3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WTI 가격은 4월 14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이날 4거래일 만에 하락했다.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보다 0.6%(52센트) 하락한 배럴당 84.91달러에 마감했다.
너무 올랐나…WTI, 미중 경제 지표 악화에 주춤 [오늘의 유가]
국제유가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하락했다. WTI 가격은 7월 한 달에만 15.8%(11.16달러) 상승하며 83달러선을 넘어섰다. 월간 기준 2022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브렌트유는 역시 7월 한 달간 14.02% 상승했다.

또한 미국과 중국 등 주요국의 부진한 경제 지표가 유가의 발목을 잡았다. 원유 수요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다.

차이신과 S&P글로벌이 발표한 중국의 7월 민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2로 전달의 50.5보다 하락했다. 4월 이후 첫 하락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7월 제조업 PMI도 49.3으로 집계돼 넉 달 연속 50을 하회했다.

PMI는 제조업 경기를 파악하는 데 중요한 선행 지표다.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대, 넘지 못하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옥틸리온의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 공장.   로이터연합뉴스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옥틸리온의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 공장.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의 제조업 지표도 부진했다. ISM이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4를 기록해 전달의 46.0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기준선을 9개월 연속 밑돌았다.

S&P글로벌이 집계한 7월 미국 제조업 PMI는 49를 기록해 전월의 46.3보다는 나아졌지만, 이 역시 50을 밑돌았다.

아울러 미국 기업들의 6월 구인 규모는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달러 강세도 유가에는 악재다. 이날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 달러지수는 0.33% 상승했다.

그나마 사우디아라비아가 9월까지 하루 100만배럴의 자발적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되면서 유가를 지지하고 있다.

또한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완화하면서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인상을 멈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받고 있다. 전 세계 경기 침체 우려가 크게 완화되고 있는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경기가 좋으면 통상 원유 수요가 늘어나고 유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도 유가에는 호조다.

오안다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에드워드 모야는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유가 랠리도 쉬어갔다"며 "원유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이며, 가격이 내려가면 또 다른 매수자가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