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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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에서 헬스케어 업종이 고전 중인 와중에 인공지능(AI) 테마를 탄 중소형주 주가는 날개를 달았다.

S&P500 헬스케어 지수는 올해 들어 26일(현지시간)까지 0.23% 하락하며 1993년 이후 30년 만에 가장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19%가량 상승한 S&P500 지수와 대조적이다.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지수도 올해 들어 2.9% 떨어졌다. 최근 투자자들이 기술기업, 암호화폐, 밈 주식(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을 타고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는 주식) 등 고위험 자산에 몰리면서, 방어주 성격이 강한 헬스케어주가 최근 랠리에서 소외된 결과라는 평가다.
<올해 들어 S&P500 헬스케어 지수와 S&P500 지수 등락률 비교>
자료: 팩트셋, 월스트리트저널
<올해 들어 S&P500 헬스케어 지수와 S&P500 지수 등락률 비교> 자료: 팩트셋, 월스트리트저널
그러나 AI와 관련해 주목받는 중소형 헬스케어주는 예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보도했다. 대표 사례가 리커션 파마슈티컬(티커 RXRX)이다. AI 모델을 활용해 신약 후보 물질을 찾는다는 이 기업은 최근 엔비디아로부터 5000만달러의 투자를 받았다. 리커션 파마슈티컬 주가는 5월 초 4.79달러(5월 1일 종가)에서 26일 종가 13.63달러로 2.8배 뛰었다.

신약 개발에 쓰이는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슈뢰딩거(SDGR) 주가는 올해 들어 160%가량 뛰었다. 유방 촬영 사진 판독에 AI를 활용하는 영상 진단 회사 래드넷(RDNT) 주가는 올해 75%, 항암제 개발회사 엑센시아(EXAI) 주가는 43% 올랐다.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이들 네 기업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쳐도 90억달러(약 11조원)가량으로, 미국 증시에서는 중소형주로 분류된다.

이들 기업은 아직 AI와 관련해 뚜렷한 실적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는 않지만, 시장에서는 큰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리커션 파마슈티컬의 주가는 12개월 선행 매출을 기준으로 56배 수준에 형성돼 있다. 슈뢰딩거는 18배다. 반면 S&P500 평균은 2.5배다.

전문가들은 AI를 활용해 신약 개발이나 진단 속도를 빨리하는 데 성공하는 기업의 가치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 등의 문제로 의료업계에서 AI 기술을 본격적으로 채택하기 쉽지 않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