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미국 금리에 내린 유가…OPEC 감산 재확인에 소폭 회복[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중국 경기 둔화,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시사 발언으로 하락했으나 러시아와 석유수출국기구확대회의(OPEC+)가 감산에 대한 의지를 다시 확인하면서 소폭 회복했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는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물 선물이 전거래일보다 1.18% 내린 배럴 당 72.99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는 0.78% 하락한 77.86달러에 판매됐다.
중국 경기·미국 금리에 내린 유가…OPEC 감산 재확인에 소폭 회복[오늘의 유가]
WTI는 이날 73~74달러 사이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먼저 유가를 끌어내린 요인은 중국 경기의 둔화였다. 이날 중국국가통계국은 지난달 중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0%라고 발표했다. 지난 5월 상승률(0.2%)과 시장 전망치(0.1%)를 밑돌았다. 2021년 2월(-0.2%) 이후 28개월만에 낮은 수치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이 디플레이션 직전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경기·미국 금리에 내린 유가…OPEC 감산 재확인에 소폭 회복[오늘의 유가]
유가를 끌어내린 두 번째 요인은 Fed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었다. 마이클 바 Fed 부의장은 이날 초당파 정책센터 회의에서 "거의 다 왔다고 말하고 싶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조금 남아 있다"고 했다. 연중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한 것이다.

같은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의장은 워싱턴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인플레이션을 지속 가능한 2% 경로로 되돌리려면 올해 중 몇 차례의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중 복수의 금리 인상을 언급하면서 바 부의장보다 구체적으로 긴축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린드 연방준비은행 의장은 UC샌디에이고 주최 행사에서 자신의 생각 또한 두 Fed 구성원의 전망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BOK 파이낸셜의 트레이딩 수석 부사장인 데니스 키슬러는 "트레이더들은 금리가 상승하면 수요가 매우 빠르게 감소할 수 있다는 점에 매우 긴장하고 있다"며 "지난주 상승 이후 일부 투자자들이 차익 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오른쪽)과 사이드 바드르 빈 하마드 빈 하무드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정상들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위해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AFP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오른쪽)과 사이드 바드르 빈 하마드 빈 하무드 알부사이디 오만 외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걸프협력회의(GCC) 회원국 정상들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을 위해 회담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AFP
떨어지던 유가는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걸프아랍국가협력위원회(GCC)가 감산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다소 진정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와 GCC 고위 외교관들은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6차 GCC-러시아 간 전략대화 합동 장관급회의에서 "모든 참여국이 생산자와 소비자의 이익에 부합하고 세계 경제의 성장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OPEC+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세계 석유 시장의 안정에 기여한 OPEC+ 회원국들의 성공적인 노력도 긍정평가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