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갈린 고용…"경제 황금의 길" [조재길의 핵심이슈]
[간밤 월드뉴스 총정리 7월8일] 간밤 월드뉴스를 총정리하는 한국경제신문 조재길 뉴욕특파원의 핵심이슈입니다. 글로벌마켓나우 방송에서 사용한 PDF가 기사 하단에 첨부돼 있습니다.(다운로드 가능) 조재길의 글로벌마켓나우 기사 및 방송은 이날로 종료합니다. 그동안 사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고용 시장 약화 신호헷갈린 시장

시장 예상과 달리 미국 고용 시장이 약화하고 있다는 신호가 나왔습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6월 기준 비농업 일자리 수입니다. 전날 ADP가 50만 개 가까이 늘어난 6월의 민간 고용 수치를 발표한 것과 대조적이었습니다.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 수는 전달 대비 20만9000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5월 증가 폭(30만6000개)보다 크게 둔화했습니다. 시장 전망치 평균(24만 개)도 밑돌았습니다.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적게 늘었습니다.

특히 정부가 만들어 낸 공공직에서 6만 개의 일자리가 늘었습니다. 정부 지원책이 없었다면 일자리가 더 적게 늘었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일자리 수는 올 들어 계속 하향 조정됐습니다. 4월 7만7000명, 5월 3만3000명이 애초 발표보다 적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6월 일자리도 이날 발표 숫자보다 적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다만 실업률 등 다른 통계를 놓고 보면 다른 해석이 가능합니다.

6월 실업률이 3.6%로, 전달의 3.7%보다 낮아졌습니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작년 동기 대비 4.4%, 전달 대비 0.4% 올라 시장 전망치(4.2%, 0.3%)를 각각 상회했습니다.

비농업 일자리 수만 놓고 보면 고용 시장 약화로 판단할 수 있으나 실업률이 지나치게 낮고, 임금 인상률도 꺾이지 않고 있는 겁니다.

월가 "경제 견조Fed 추가 긴축할 것"

이날 나온 고용 수치를 놓고 월스트리트에선 ‘혼재된 신호’라고 평가했습니다.

키스 러너 트루이스트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견조한 경제 흐름을 보여주고 있은 미 중앙은행(Fed)의 추가 긴축을 자극하는 숫자들”이라며 “전반적으로 혼재된 신호”라고 지적했습니다.

에릭 로즌그렌 전 보스턴연방은행 총재는 “일자리만 놓고 보면 기대 이하였다”며 “다만 경기 둔화세가 당초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설명했습니다.

퀸시 크로스비 LPL파이낸셜 수석전략가는 “실업률 3.6%를 보면 고용이 여전히 강력하다는 걸 알 수 있다”며 “추가 긴축 여력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런 흐름을 반영해 Fed의 이달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전날과 별 차이가 없는 90% 수준이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경기 침체 아니다"

리서치 회사인 네드 데이비스가 “경기 침체로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단언했습니다. 경제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는 겁니다.

베네타 디미트로바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새 보고서에서 “1년 이상 긴축을 해왔고 은행 위기까지 겪었는데도 경제가 강한 회복력을 보이고 있다”며 “경기 침체 진단 도구 10단계 중에서 현재 3단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견조한 고용과 팬데믹 이후의 보복 소비(특히 서비스 부문), 초과 저축의 힘”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디미트로바 이코노미스트는 “실질 가처분소득이 평균치 이상 속도로 증가하면서 미국 소비력을 유지시켜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주 CPI·베이지북·기업 실적 주목

시장은 다음주에 공개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둔화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작지 않은 폭의 둔화세가 확인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5월의 CPI는 작년 동기 대비 4.0%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6월 기준으로는 3%대 중반 이하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마이클 바 등 Fed 인사들의 행보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오는 25~26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선 기준금리를 다시 25bp 올릴 것으로 전망됩니다.

베이지북도 다음주에 나옵니다. FOMC를 2주일 앞두고 나오는 경기 진단 보고서입니다. 같은 날 캐나다와 뉴질랜드 중앙은행이 각각의 통화 정책 회의를 열어 금리를 결정합니다.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다음주부터 본격적으로 나옵니다. JP모간 씨티그룹 웰스파고 블랙록 등 금융회사들이 대표적입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