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휴 여행수요 기대감에 WTI 반짝 상승…전망치는 줄줄이 하향[오늘의 유가]
WTI 3%↑…브렌트유와 함께 2주만에 최고치
美연휴 하루동안 290만명 이동한 것으로 추정
"사우디 감산 효과없어"… 월가선 전망치 내려


북미산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5일(현지시간) 3% 가까이 뛰었다. 미국에서 최대 여행 성수기로 꼽히는 독립기념일이었던 전날 이동 수요가 늘어났을 거란 기대감이 퍼지면서 일시적 반등세를 나타냈다는 분석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8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보다 2.04달러(2.92%) 상승한 배럴당 71.79달러에 마감했다. 런던ICE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브렌트유 9월물은 전일 대비 0.30달러(0.39%) 소폭 오른 배럴당 76.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독립기념일 연휴였던 전날 NYMEX는 휴장했지만, WTI 선물은 단숨에 배럴당 71달러 선을 넘어서며 브렌트유와의 가격 격차를 좁혔다. WTI 가격은 지난 6월 21일(배럴당 72.53달러) 이후 2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 역시 같은 날(배럴당 77.12달러) 이후 2주 만에 가장 높았다.
美연휴 여행수요 기대감에 WTI 반짝 상승…전망치는 줄줄이 하향[오늘의 유가]
로이터통신은 연휴였던 전날 미국 내 여행 수요가 늘면서 원유 수요 역시 끌어올렸을 거란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교통안전청(TSA)은 검문소를 통과한 차량 수를 기준으로 이날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약 290만명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시장에선 6일 발표될 예정인 미국의 원유 재고량이 유가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 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원유와 휘발유 재고는 줄고 등‧경유 재고는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오반니 스타우노보 UBS 애널리스트는 “산유국들의 7~8월 감산 조치는 원유 시장에 상당한 공급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지만, 원유 재고량이 큰 폭으로 줄어들지 않는 이상 투자자들은 방관할 것”이라며 “이들 사이에 ‘보이는 것만 믿는다’는 판단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유가 변동 폭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감산 정책이 의도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등이 단독으로 취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색소은행의 올레 한센 상품전략 부문 책임자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사우디의 감산 조치에 대해 “이미 시장이 취약한 상황에서 공급을 줄이면, 그 영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당분간 현재의 가격 수준이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美연휴 여행수요 기대감에 WTI 반짝 상승…전망치는 줄줄이 하향[오늘의 유가]
월가에선 국제유가 전망치를 앞다퉈 하향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그리고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 소속이 아닌 국가들에서의 원유 공급량이 견조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3분기와 4분기 브렌트유 전망치를 기존 77.5달러, 75달러에서 75달러, 70달러로 내려 잡았다. 내년 1분기, 2분기 예측치 역시 5달러 하향 조정한 70달러, 72.5달러로 제시했다.

씨티은행도 사우디의 감산이 “국제유가를 80달러대 후반 또는 90달러대 초반까지 밀어 올릴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
반면 국제유가를 끌어올려야 하는 사우디에선 수요 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민 나세르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의에서 CNBC 방송 인터뷰에 응해 “올해 계속된 유가 침체는 경기침체 우려와 경제 역풍 탓”이라며 “중국 경제를 비롯해 제반 상황이 호전되기 시작했으며, 우리는 미래 석유 수요에 대해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으로 수요가 회복되는 시점을 특정하진 않았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