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네 마녀의 날'을 맞아 뉴욕 3대 증시는 장 초반 보합세를 유지하다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채권 시장은 경기 침체를 우려하면서 장단기 금리 역전폭이 커졌다.

이날 채권 시장에서는 10년물, 2년물 금리가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초 이후 줄어들었던 2년물-10년물 금리 차는 지역 은행 위기 수준으로 다시 커졌다. 통상 주식 시장에서 2년물과 10년물 채권 금리가 역전되면 경기 침체의 신호로 본다.

이날 발표된 유로존 인플레이션도 예상치에 부합했다. 헤드라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비 0.0%, 전년비 6.1% 상승률을 보였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도 같은 기간 각각 0.2, 0.53% 증가했다. 다만 1분기 유로존의 임금 상승률은 4.6%로, 예상치인 3.3% 보다 높게 나타났다. 통상 임금 상승률이 높으면 인플레이션에는 부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채권 시장은 '침체' 예고! 네 마녀의 날, 증시 더 가나?[정소람의 미나리]
미국의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꺾이고, 소비자의 자신감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6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63.9로 전월 59.2 보다 상승했다. 지난 2월(67.0)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6월 기준 3.3%로, 지난 5월 4.2%에서 큰 폭으로 하락했다.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현재 경제 여건 지수도 68.0으로 전월(64.9)보다 올랐다.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 전망에 자신감이 붙은 반면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은 줄어들었다는 해석이다.

이번 주말에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 장관이 중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바이든 행정부 들어 첫 고위급 회담으로, 최근 얼어 붙었던 미-중 관계에 전환점이 될 지 주목된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빌게이츠를 만나기도 했다.

주식 시장은 여전히 강세론이 지배적이지만 신중한 분석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현재의 강세장이 추가 반등의 시작이 아니라는 평가를 내 놨다. 급등 이후 붕괴가 잇따를 수 있다는 시각이다. 다만 금리 추가 인상과 실업률 4% 돌파 시점까지 주가는 추가 상승할 수 있다고 봤다.

종목 중에서는 전일 좋은 실적을 낸 어도비가 강세를 보였다. 어도비는 매출 48.2억 달러·주당 순이익(EPS) 3.91달러로 월가 기대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3월 발표한 인공지능(AI) 파이어플라이 플랫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주가에 힘을 받았다.

버진갤럭틱(SPCE)는 상업용 우주 비행 시작에 급등세를 보였다. 27~30일 상업용 비행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하면서 장전에 40% 넘게 뛰어 올랐다. 전일 상장하자마자 하루만에 두 배 급등한 지중해식 레스토랑 체인 카바(CAVA)는 개장 후 조정을 받았다.

그럼에도 성공적인 상장에 성공하면서 포고드샹, 젠레스토랑그룹, 파네라브래드, 트윈피크 등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식음료 체인들도 기대를 모으게 됐다.

보고서 중에서는 톱픽을 엔비디아로 교체한 모건스탠리의 투자 의견이 눈에 띄었다. 모건스탠리는 AMD 대신 엔비디아를 최선호주로 바꾸고, 엔비디아에 대한 목표 주가를 450달러에서 500달러로 높였다.

BOA는 최근 학자금 상환 재개로 인해 주가가 오른 소파이에 대해 주가가 과열됐다며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뉴욕=정소람 특파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