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월드뉴스 총정리 4월13일] 간밤 월드뉴스를 총정리하는 한국경제신문 조재길 특파원의 핵심이슈입니다. 글로벌마켓나우 방송에서 사용한 파워포인트(PPT)가 기사 하단에 첨부돼 있습니다.(다운로드 가능)

하반기 침체 예상했던 Fed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열렸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 하반기 침체를 맞을 것으로 예상했던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을 보면, 회의 참석자 중 일부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은행 위기 때문에 ‘완만한 침체’가 시작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Fed 인사들은 경제가 침체를 벗어나는 데 2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일부는 기준금리 인상 행진을 잠정적으로 중단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하지만 고용 시장이 여전히 견조하다는 점에서 금리를 25bp(1bp=0.25%포인트) 올렸고,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게 적절하다는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습니다. 결론적으로 하반기 침체가 예상되지만 한 번 더 긴축해 최종금리를 연 5.25%까지 높이는 게 낫다는 겁니다.

시장에선 5월 FOMC에서 25bp 인상 확률을 여전히 70% 정도로 높게 보고 있으며, 국채 금리가 떨어지고 달러화는 약세를 보였습니다. 통화 정책 변화를 잘 반영하는 2년물 국채 금리는 연 3.95%로, 전날 대비 8bp 밀렸습니다.

물가 둔화에도 고용·서비스 불안 여전


미 노동부가 발표한 3월 기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큰 폭으로 둔화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작년 동기 대비 5.0%로, 전달(6.0%)보다 1%포인트나 떨어졌습니다. 시장 예상치(5.1%)도 하회했습니다. 22개월 만의 최저치입니다.

에너지 물가 하락세(-6.4%)가 크게 기여했습니다. 골칫거리였던 계란값은 36년 만의 최대 폭인 11%나 떨어졌습니다. 중고차값은 11.2% 낮아졌습니다.

특히 CPI의 30%를 차지하는 주거비 물가가 작년 11월 이후 최저치(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 8.2%)를 찍었습니다. 전달 대비 상승률은 0.66%로, 2월(0.79%)보다 둔화했습니다. 주거비와 에너지, 식료품을 제외한 슈퍼코어 인플레이션은 작년 7월 이후 최저인 5.73%였습니다.

하지만 불안 요인도 있었습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음료를 제외한 근원 물가가 작년 동기 대비 5.6%로, 전달(5.5%)보다 되레 더 뛴 겁니다. 전달 대비로는 0.4% 올랐습니다.

운송·교통비 인플레이션이 문제였습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표면적으로는 물가가 둔화하고 있으나 근원 물가가 문제”라며 “Fed가 고물가와 신용 경색이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는데 금리를 추가로 인사하면 진짜 침체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가에선 하반기 침체 확률 더 상승


월스트리트에선 올 하반기 경기 침체를 예상하는 전문가가 늘고 있습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잘 안 떨어지는 인플레이션이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며 “물가 상승률이 조만간 4% 밑으로 떨어질 거라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Fed와 다른 중앙은행들이 추가 긴축에 나서면서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에버코어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급격하지 않더라도 곧 침체를 맞게 될 것”이라며 그 정도는 경착륙에 가까울 것으로 봤습니다. 하이먼 회장은 “수익률 곡선 역전과 통화 긴축 정도를 보면 침체가 임박했다”며 “Fed는 이제 금리 인상을 중단하고 경기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제러미 시걸 와튼스쿨 교수는 “Fed의 과도한 긴축에 따라 향후 3~6개월간 증시가 하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올해 말 경기 침체가 불가피하고 기업 실적도 줄줄이 부진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는 “Fed가 연내 다시 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날 대외 발언에 나섰던 Fed 인사들도 침체나 경기 부진을 언급했습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는 “경기 침체 예상에 대해 시장보다 덜 낙관적”이라고 했습니다.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연은 총재는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징후를 보고 있다”고 했고,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는 “금융 환경이 위축되면서 성장이 점차 둔화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데일리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추가 경기 둔화가 필요하지만 그게 꼭 침체일 필요는 없다”고 했습니다.

카드 소비 및 금값·유가 지수도 침체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내놓은 3월 기준 카드 소비 동향도 침체를 예고한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3월 카드 지출액은 1년 전보다 0.1%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2021년 2월 이후 최저치입니다.

BofA의 임금 상승률 수치도 꾸준히 둔화했습니다. 1년 전 대비 평균 2% 늘어나는 데 그쳤습니다. 특히 연간 소득이 12만5000달러를 넘는 고소득층 임금이 가장 빨리 위축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유가를 금값으로 나눈 지수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재 24로, 장기 평균(17)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침체가 임박했다는 신호가 나오면 유가는 수요 부진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락 압력을 받습니다. 역시 침체가 다가오고 있다는 진단입니다.

펠로톤·아메리칸항공 급락 왜?


운동기구 장비 판매 및 구독서비스 제공업체인 펠로톤(PTON) 주가는 이날 11% 넘게 밀렸습니다.

모간스탠리의 로런 쉔크 애널리스트가 부정적인 보고서를 냈기 때문입니다. 쉔크 애널리스트는 “작년 말 휴가 시즌에 펠로톤 판매가 반짝 증가했으나 이후 그 효과가 뚝 떨어졌다”며 “1분기 기준 웹 방문자 수가 1년 전보다 27% 급감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펠로톤은 성장이냐 수익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놓여 있다”며 “수익 개선 전망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오는 20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아메리칸항공(AAL) 주가는 저조한 가이던스를 내놓은 뒤 9.22% 떨어졌습니다.

아메리칸항공은 1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5센트 사이가 될 것으로 예고했습니다. 시장 예상치 평균은 4.6센트였습니다. 실적 부진을 시사한 겁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