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4% 육박한 금리… 3월 상승확률 64%
28일(미 동부시간) 새벽부터 뉴욕 채권시장에서 금리가 꿈틀댔습니다. 어제는 금리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주가가 올랐었는데요.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자 오전 9시 30분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약보합세로 출발했습니다.

금리 상승은 유럽 각국에서 2월 소비자물가(CPI)가 발표되기 시작했는데 1월보다 높게 나오면서 프랑스에선 새로운 기록을 세웠고, 스페인에서 다시 반등한 데 따른 것입니다.

프랑스의 2월 CPI는 1년 전보다 6.2% 올라 지난 1월(6%)보다 높아졌습니다. 특히 한 달 전보다 0.9%나 치솟았습니다. 1월엔 0.4% 올랐었지요. 스페인에서도 전년 대비 6.1%, 전월 대비 1.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월에는 각각 5.9%, -0.2%였습니다.

ING는 "프랑스의 경우 아직 인플레이션 둔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내려가는 것을 보려면 여름까지 기다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올해 평균 인플레이션은 작년보다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ING는 "스페인은 근원 인플레이션이 지난달 7.5%에서 이달 7.7%로 높아지는 등 22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낮은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앞으로 몇 달 안에 인플레이션은 완화되겠지만 식량 가격과 지속해서 높은 근원 물가 탓에 그 과정은 느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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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과 프랑스의 CPI가 발표된 뒤 유럽중앙은행(ECB)의 최종금리에 대한 시장 예상은 4%까지 높아졌습니다. 올해 초보다 50bp가량 높은 것입니다. 또 독일의 국채 2년물 금리가 3.1%까지 올라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는 등 대부분 국가의 금리가 10bp가량 뛰었습니다. (독일 CPI는 내일, 유로존 수치는 목요일 발표될 예정입니다) 픽텟 리서치는 "우리 예측은 ECB가 3월과 5월에 금리를 50bp 인상해 최종금리를 3.5%로 높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프랑스와 스페인의 CPI 데이터는 5월에도 50bp 인상하고 6월에도 25bp를 추가 인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목요일 유로존 CPI도 근원 물가가 추가 상승할 위험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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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유럽 채권시장 움직임이 미국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 1월 유럽에서 CPI가 높게 나온 뒤 미국의 1월 CPI도 예상을 상회했습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아침 한때 5bp가량 오른 4.841%까지 올랐고, 10년물은 약 6bp 상승한 3.976%를 찍으며 다시 4%에 바짝 다가섰습니다.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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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오늘은 아침부터 줄줄이 발표된 경제 지표들이 솟구치려는 금리를 막아섰습니다. 발표 시간대 순으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① (오전 8시 30분) 도매 재고 감소 → 금리 하락

1월 도매 재고는 한 달 전보다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0.1% 증가)이나 12월(0.1% 증가)보다 악화했을 뿐 아니라 2020년 6월 이후 가장 크게 위축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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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오전 8시 30분) 수출입 확대 → 금리 상승

1월 상품 수출은 1738억 달러로 직전 달보다 70억 달러 증가했고, 상품 수입은 2653억 달러로 직전 달보다 88억 달러 늘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수출입 흐름은 수요 개선의 신호다. 이는 고용과 소매판매 등에서 보듯 연초에 경제 활동이 회복되었음을 보여준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오전 9시) 미국 집값 계속 둔화 → 금리 하락

12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8% 하락해 여섯 달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습니다. 전년 대비로는 5.8% 올랐습니다. 1년 전보다는 오른 것이긴 하지만, 전달 상승률 7.6%에 비해서는 둔화한 것입니다. 작년 6월 고점에 비해선 4.4%가량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S&P 측은 "작년 6월 시작된 주택가격 내림세는 연말까지 이어졌다. 금리는 앞으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주택가격은 계속해서 둔화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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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가격 둔화는 인플레이션 둔화 요인입니다. 하지만 보스턴 연방은행의 최근 연구를 보면 렌트(월세)가 하락하더라도 CPI 내의 주거비는 올해 중반까지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스턴 연은은 1월에 7.91%였던 주거비 상승률이 9월에는 5.88%로 둔화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주거비 둔화 속도가 매우 느릴 것이란 뜻입니다.

④ (오전 10시) 소비자 신뢰 하락 → 금리 하락

콘퍼런스보드가 발표하는 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02.9를 기록해 전달(106)뿐 아니라 월가 예상(108.5)을 크게 밑돌았습니다. 1월 수치도 107.1에서 106으로 하향 조정됐습니다.
현재 여건 지수는 152.8로 전달의 151.1에서 소폭 오른 반면 기대 지수는 69.7로 전월 76에서 큰 폭으로 떨어진 데 따른 것입니다. 과거에는 기대 지수가 80 미만으로 떨어지면 향후 12개월 내 경기 침체가 발생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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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뿐 아니라 소비자의 단기(1년)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2월 6.3%로 전월(6.7%)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1월 수치도 애초 6.8%에서 6.7%로 낮아졌고요.

소비자들은 왜 미래는 나쁘게 보면서도 현재 여건을 좋다고 답했을까요? 그건 일자리 덕분입니다. 설문조사에서 '일자리가 충분하다'라는 답변은 전월 48.1%에서 2월 52%로 다시 높아졌습니다. 미 중앙은행(Fed) 긴축이 시작되기 전인 작년 봄 수준입니다. 콘퍼런스보드 측은 "현재 여건 지수는 일자리에 대한 더 개선된 견해를 바탕으로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향후 6개월 동안 일자리, 소득, 사업 여건에 대한 기대는 2월에 모두 급락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밖에 시카고 연은의 2월 구매관리자지수(PMI), 리치먼드 연은의 2월 서비스 지수, 댈러스 연은의 2월 서비스 매출 등도 발표됐습니다. 대부분 전월보다 낮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또 4분기 실적을 발표한 타겟의 경우 매출과 이익은 월가 예상을 상회했습니다. '골칫덩이'이던 재고도 전년 동기보다 3% 줄었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금리를 지적하면서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EPS)을 7.75~8.75달러로 제시했습니다. 월가 예상(9.23달러)을 크게 밑도는 것입니다. 주가는 1% 올랐습니다. 바이탈 날리지는 "재고의 대폭 감소가 핵심인데, 이건 타겟에게는 긍정적이다. 하지만 거시경제에는 잠재적으로 부정적이다. 그것은 재고 축소(디플레이션)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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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지표가 나온 뒤 금리는 상승 폭을 대폭 줄였습니다. 결국, 오후 5시께 2년물은 2.9bp 오른 4.820%, 10년물은 0.6bp 상승한 3.924%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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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금리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소폭이라도 올랐습니다. 하지만 오늘 아침 솟구쳤던 금리가 상승 폭을 상당히 반납했는데도, 주가는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특히 장 막판에 내림세가 컸습니다. 결국, 다우는 0.71%, S&P500 지수는 0.30% 내렸고 나스닥도 0.1% 하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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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들어 고용 등 1월 경제 데이터가 강하게 나오자 월가는 Fed를 자극하지 않을 정도로 미국 경제가 둔화하기를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경기 둔화를 가리키는 지표가 나오자 정작 경기 침체 발행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세븐스리포트의 톰 에세이 설립자는 "지난주 인플레이션 수치 상승과 성장 지표 약화가 주식 시장의 역풍이었다. 그래서 트레이더들은 데이터에서 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상승+저성장)의 더 적은 징후가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라덕 트레이딩의 크레이그 샤피로 거시경제 고문은 "2월 지역 연은들의 PMI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여전히 강하다. Fed가 인플레이션으로 손이 묶인 상황이어서 시장 내러티브는 성장 모멘텀의 약화를 우려하는 쪽으로 점점 더 전환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카고 연은의 오스틴 굴스비 총재는 지난 1월 취임 후 처음으로 연단에 섰습니다. 취임하자마자 부의장 후보로 꼽히는 중량감 있는 인사입니다. 그는 오늘 통화정책에 대해선 말하지 않았습니다. 굴스비는 "통화정책 입안자들이 주식과 채권시장의 변동과 같은 시장 반응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고 실수"라며 "이는 시장이 Fed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이기를 원하는지 알려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팬데믹 시기에서 겪었던 것처럼 상황이 이상하고 공중에 붕 떠 있을 때 특히 더 그렇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의 일은 궁극적으로 실물 경제에서 일어나는 일로 판단해야 한다"라며 지역 연은에서 수집한 지역 경제 데이터를 중시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시장 반응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건 시장 친화적인 발언은 아닙니다. 그는 작년 10월 시카고 총재로 뽑히기 전에 최고금리 5%에 대해 "약간 이해가 된다"(kind of makes sense to me)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는 3월 10일 2월 고용보고서 발표 전까지 중요한 데이터 발표가 없고 4분기 어닝시즌도 끝난 기간인 만큼 거래량이 폭증한 0 DTE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만기가 24시간도 남지 않은 초단기 옵션이지요. 오늘도 장 막판에 콜옵션 매수가 청산되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4% 육박한 금리… 3월 상승확률 64%
이제 2월이 지났습니다. 계절적으로 약한 달입니다. 실제 S&P500 지수는 2.61% 내렸습니다. 반면 3월은 대부분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달이었습니다. CFRA 데이터에 따르면 1945년부터 따져 3월은 S&P500 지수 월별 수익률에서 다섯 번째로 좋은 달입니다. CFRA의 샘 스토발 전략가는 “2월은 12개월 중 두 번째로 수익률이 나쁜 달로 평균 0.21% 하락했지만, 3월은 평균적으로 1.1% 상승률을 기록했고 상승할 확률은 64%"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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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모건스탠리 자산운용의 짐 캐론 매니징 디렉터는 자산 가격 하락도 위험이지만, 상승할 때 뒤처지는 것도 큰 위험이라고 보는 사람입니다. 그는 "시장을 설명하는 내러티브는 단기간에 뒤집힐 수 있다. 지금 일어나는 일이다. 시장 작년 말까지 2월이 마지막 금리 인상이라고 봤었는데 지금은 최종금리가 6%라고 외친다. 이런 내러티브 변화는 나쁜 소식이고 나쁜 소식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캐론 매니저는 "모든 뉴스가 나쁜 뉴스라는 데 나는 회의적이다. 이런 내러티브의 급변을 경계한다"라고 지적합니다. 그는 "1월 고용, 인플레이션 통계가 계절 조정으로 인해 높게 나왔을 수 있다"라면서 "시기를 완벽하게 맞추기는 어렵지만, 인플레이션은 낮아지고 최종금리에 대한 내러티브는 결국 5.25%에 정착할 것으로 보인다. 상방 위험이 있는 경우에도 5.5%를 넘지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캐론 디렉터는 "현재 자산의 급격한 매도는 인플레이션 상승과 추가 긴축에 기반을 두고 있다"라며 "이런 내러티브가 거짓으로 판명되거나 더 균형 잡힌 내러티브가 힘을 얻으면(인플레이션 하락 등) 위험 자산에 긍정적 상승 반전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최근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은 올해 상승분을 다 반납한 만큼 지금은 진입하기 매우 좋은 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캐론은 "하이일드 채권이 9%에 가깝고 이머징마켓 채권 수익률도 8%대"라면서 "경제가 디폴트 위험이 낮은 연착륙을 하리라 생각하기에 이는 매력적으로 보인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인플레이션과 통화정책 위험의 안정화는 주식 시장에 우호적일 수 있다. 수익을 좇을 엄청난 현금 수준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처럼 고르지 못한 시장 환경에 이상적일 수 있는 채권과 주식의 조합에 투자하는 균형적 접근 방식을 옹호하고 싶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4% 육박한 금리… 3월 상승확률 64%
반면 사토리 펀드의 댄 나일스 설립자는 "경기 침체가 온다"라면서 "이에 잘 대비해야 한다"라고 주장합니다. 나일스는 팬데믹 이후에 연방정부는 5.5조 달러를 뿌렸고, Fed는 4.8조 달러 규모의 채권을 사들였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해 GDP의 절반에 달하는 돈을 단기에 뿌리면서 인플레이션이 자리 잡았다는 것이죠. 그래서 Fed는 1970년대처럼 수요가 둔화하는 가운데에서도 높은 인플레이션 탓에 추가 긴축에 내몰리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침체가 올 가능성이 큰 이유로 ① 인플레이션(CPI)이 5%를 넘었던 모든 경우에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 ② Fed가 긴축했던 13번의 사례 가운데 10번 침체가 발생했다 ③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년물 아래로 떨어졌던(수익률 곡선 역전) 13번의 사례 가운데 10번 침체가 생겼다고 밝혔습니다.
나일스는 1970년 이후 국제유가가 이전 2년간의 평균의 두 배가 됐을 때도 대부분 경기 침체가 발생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리고 한때 2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잉여 저축도 올해 하반기면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세계화 등 그동안 장기 디플레이션 요인이었던 것도 공급망 재배치, 인구 증가 둔화, ESG, 에너지 안보, 탄소에너지에 대한 투자감소 등으로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나일스는 "서비스와 원자재 인플레이션이 높게 유지되면서 기준금리는 6%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침체를 준비하라"라고 밝혔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