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채굴하고 제련까지 마친 희토류 소재가 일본으로 수출된다. ‘산업의 비타민’으로 불리는 희토류는 제련 과정에서 환경오염 가능성이 커 그동안 중국에서 전 세계 생산 물량을 독점하다시피 해왔다. 글로벌 첨단산업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또 하나의 시도라는 분석이다.

日, 희토류 '脫중국'…美기업과 독점 수입계약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희토류업체 MP머티리얼스는 일본 종합상사 스미토모에 전기자동차 모터용 영구자석의 필수 원료인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 산화물을 공급하는 계약을 전날 체결했다. 스미토모는 일본 기업들에 MP머티리얼스의 희토류 소재를 독점 배분하는 권한을 확보했다.

두 회사는 “일본이 미국이 생산한 희토류 소재를 공급받는 것은 일본 제조업의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다양화하는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출 물량이나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MP머티리얼스는 2020년 기준 세계 희토류 소재의 15%에 해당하는 3만8500t을 생산했다.

17종의 희귀한 광물인 희토류는 화학적 성질이 매우 안정적이고 열 전도율 등이 높아 다양한 첨단산업에 쓰인다. 특히 전기차 보급이 확대되자 영구자석용 NdPr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산업용 희토류를 대부분 공급해왔다. 일본은 중국에 사실상 전량을 의존해왔다. 환경오염 문제 때문이다. 희토류는 희토류를 함유한 광물을 잘게 부수고 걸러낸 뒤 응축하는 제련 과정을 거쳐야 소재로서의 상품성을 가진다. 제련하면서 대량의 물과 화학약품을 쓰기 때문에 환경오염 문제가 뒤따른다.

희토류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자 미국과 호주 등은 자국 희토류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미국과 호주 기업들도 제련은 여전히 중국에서 해왔다.

중국은 여전히 산업용 희토류 소재의 85%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희토류 무기화 계획도 단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2020년 특정 물품이나 기술 수출을 제한할 수 있는 수출통제법을 제정했다. 중국의 지난해 희토류 소재 생산량은 전년 대비 24.7% 늘어난 20만2000t이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