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너진 4000, 랠리 끝? 홈디포가 말해주는 7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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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너진 4000, 랠리 끝? 홈디포가 말해주는 7가지](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01385.1.jpg)
21일(미 동부시간)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침부터 금리는 상승세를 보였고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1% 안팎 하락세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9시 45분 발표된 S&P글로벌의 2월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이런 금리 상승, 주가 하락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너진 4000, 랠리 끝? 홈디포가 말해주는 7가지](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01372.1.jpg)
뉴욕 채권시장의 금리는 PMI 발표 직후 10bp 이상 오른 3.945%로 치솟았습니다. 작년 11월 이후 최고치입니다. 2년물도 9bp 가까이 상승해 4.73% 선에 올라섰습니다. 2월물의 경우 지난해 11월 기록한 이번 사이클의 고점 4.72%를 넘어선 것입니다. 그러면 2007년 이후 최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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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너진 4000, 랠리 끝? 홈디포가 말해주는 7가지](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01386.1.jpg)
사실 아침 일찍부터 유럽에서 PMI가 줄줄이 좋게 나와 유럽 채권시장의 금리가 꿈틀댔습니다. 유로존의 2월 합성 PMI는 9개월 내 최고치인 52.3을 기록했습니다. 1월(50.3)이나 예상(50.6)보다 훨씬 좋은 것입니다. 독일의 2월 ZEW 경기기대지수도 5개월 연속 개선돼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일본에서도 금요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내정자의 인준 청문회를 앞두고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급등해 수익률 곡선 통제(YCC)의 상한선인 0.5%를 넘는 0.51%를 기록하는 등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금리가 치솟자 주가는 계속 내림세를 키웠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그동안 채권시장과 주식시장 간의 간극이 계속 커지고 있었다. 이제 주가가 하락하면서 그 차이를 좁히는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증시에는 또 다른 나쁜 소식도 있었습니다. 이번 주는 4분기 어닝시즌 막판이고, 항상 마지막을 유통주가 장식합니다. 오늘 새벽부터 대표 유통주인 월마트와 홈디포가 실적을 발표했는데, 월마트는 선전했지만, 홈디포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월마트는 종일 보합권에 머물다 0.61%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지만, 홈디포는 폭락하면서 시장을 끌어내렸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무너진 4000, 랠리 끝? 홈디포가 말해주는 7가지](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01376.1.jpg)
① 실적은 나쁘지 않다
4분기 주당순이익(EPS)은 3.30달러로 월가 추정치 3.28달러를 상회했습니다. 매출은 358억 달러로 예상치 360억 달러를 소폭 밑돌았습니다.
② 그러나 홈디포로선 드문 일
홈디포의 실적이 예상치를 밑돈 것은 팬데믹 이전인 2019년 11월, 즉 2019년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처음입니다.
③ 팬데믹 수혜→정상화
홈디포는 대표적 팬데믹 수혜주입니다. 경제가 봉쇄되자 집에 갇힌 미국인들은 집 꾸미기(home improvement)에 나섰습니다. 소매 수요뿐 아니라 건축 시장 호황도 시작됐습니다. 저금리가 주택 수요를 자극하면서 홈디포는 매 분기 기록적 실적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기가 끝난 것입니다.
홈디포의 테드 데커 최고경영자(CEO)는 "올해는 집꾸미기 수요가 완화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 이유로 △소비자 지출이 서비스 여행 등으로 되돌아가는 흐름 △높은 인플레이션과 상승하는 금리에 따른 주택 시장의 어려움 등 두 가지를 지적했습니다.
실제 오늘 발표된 1월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연율 400만 채로 전달보다 0.4% 감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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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말로 마감된 4분기 매출(동일 매장 기준)은 전년 동기보다 0.3% 감소했습니다. 평균적으로 상품 가격을 5.8% 올렸지만 구매가 그보다 더 큰 6% 감소한 탓입니다. 사람들은 더 많은 돈을 내고 더 적은 상품을 사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기업도 이제 더 가격을 올리기가 어렵게 됐습니다.
⑤ 인건비 10억 달러 추가→마진 압박
홈디포 발표 중 시장이 가장 주목한 건 올해 앞으로 10억 달러를 추가로 시간제 근로자 등의 임금 인상, 복지 향상 등에 쓰겠다고 밝힌 것입니다. 이는 여전히 구인난을 겪고 있고, 임금 상승 압박이 크다는 뜻으로 해석됐습니다. 마진 압박이 높아질 수밖에 없으며, Fed가 곤란할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월가는 임직원 47만5000명을 가진 홈디포의 영업 마진이 0.6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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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걱정되는 실적 전망
홈디포는 2023년 실적 가이던스를 월가 예상보다 낮게 제시했습니다. 매출은 정체될 것으로 봤습니다. 또 EPS는 한 자릿수 중반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올해 매출은 조금 늘어나고, EPS는 작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본 월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입니다.
⑦ 계속 내려가는 주가
홈디포는 어려운 실적에도 배당 증액(주당 1.90달러→2.09달러)을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폭락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주가는 7.06% 하락한 295.5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작년 11월 이후 최저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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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디포 실적에서 드러난 것처럼 기업 실적은 조금씩 흔들리고 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의 순이익 마진은 4분기 11.3%로 전년 대비 1% 포인트 이상 하락했습니다. 에너지, 산업재와 같은 특정 부문의 마진은 증가했지만, 금융, 통신을 포함해 대부분 업종은 마진이 많이 감소했습니다. 소파이의 리즈 영 전략가는 "12개월 후행 EPS는 현재 장기 추세보다 1 표준편차 이상 높은 상태"라며 "역사적으로 이런 수준에서 평균 회귀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고, 내년까지 평균으로 돌아갈 수 있다. 지금 장기 추세는 지금보다 10~15% 낮은 데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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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는 이번 랠리가 시작하기 전인 작년 10월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이 270bp였다고 분석했습니다. 위험 프리미엄은 주식에 투자했을 때 예상되는 수익률과 안전한 자산인 국채 수익률 간의 차이로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자가 주식 투자에 대해 더 많은 보상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게 12월에는 225bp로 떨어졌고 지금은 155bp에 불과합니다.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ed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높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고 6월까지 적어도 두세 번 더 금리를 인상할 것이다. 지난 30일 동안 채권시장은 이를 가격이 반영했지만, 주식은 무시한 것 같다. 그래서 남은 것은 주식이 더 비싸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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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도 비슷한 얘기를 합니다. 미슬라브 마즈테카 전략가는 "주식은 일반적으로 Fed가 금리 인하를 추진하기 전에는 바닥을 찍지 않으며,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 전에도 저점을 본 적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은 Fed가 금리 인하뿐 아니라 금리 인상을 언제 중단할지도 헛갈리는 시점이지요. 그는 크게 역전된 국채 수익률 곡선, 미국과 유럽의 빡빡한 통화 공급, 엄격해진 은행들의 대출 기준이 향후 주식 상승을 제한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금리는 아침 들어 치솟았다가 오후 들어 다시 상승세를 가속했습니다. 오후 1시 발표된 2년물 국채 입찰(420억 달러)에서 수요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온 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응찰률은 2.613배로 지난달 2.944배보다 많이 감소했고, 발행 금리는 4.673%로 발행 당시의 시장금리(4.670%)보다 0.3bp 낮게 결정됐습니다. 결국, 오후 4시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13.6bp 급등한 3.957%에 거래됐습니다. 2년물은 9.5bp 오른 4.725%를 기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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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가 금리를 추가로 75bp 더 올려도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시장은 작년 가을과는 다른 경로에 있다"라고 이같이 주장합니다. 작년 가을에는 너무 높은 금리가 경기 침체를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지금은 성장이 너무 강해서 높은 금리가 유지되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대부분의 기업은 높은 금리와 감소하는 경제활동보다는 지속해서 높은 금리와 지속적인 고성장 환경에서 사업하기를 훨씬 더 원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가 이처럼 주장하는 것은 이미 Fed의 긴축이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골드만은 "최근의 금리 인상 영향과 올해 예상되는 75bp의 추가 인상만 남아 있다. 이는 Fed가 올해 금리를 추가 인상하더라도 경제가 확고한 펀더멘털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