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가 역대급 롤러코스터를 탔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지수는 전일보다 827.87포인트(2.83%) 오른 30,038.72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2.60%, 2.23% 상승했다. 다우존스는 저점 대비 1500포인트 올랐고 S&P500지수는 7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개장 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CPI가 발표된 탓에 장 초반에는 3대 지수가 2% 이상씩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3% 이상 급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인플레이션 공포감이 잦아들며 상승세로 전환했다.

S&P500지수는 장중 2.39% 하락하며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가 3.02%까지 상승하는 등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거래 변동폭을 기록했다. CNBC에 따르면 S&P500지수 반등폭은 역대 다섯 번째, 나스닥지수는 역대 네 번째다.

개장 전 발표된 9월 CPI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8.2% 올랐다. 시장 예상치인 8.1%보다 0.1%포인트 높았다. 전월 기준으로도 0.4% 올라 시장 전망치(0.3%)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9월 근원 CPI도 1년 전보다 6.6% 올라 시장 예상치(6.5%)를 뛰어넘었다. 1982년 8월 이후 4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이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증시가 급반등하자 월스트리트에서는 각종 주장과 분석이 나왔다. 우선 주요 지수가 CPI 발표를 앞두고 하락세를 이어온 상황에서 악재가 나와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다는 주장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증시가 지나치게 빠졌다는 인식이 확산했다”고 분석했다. 저점이라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매수에 나섰다는 의미다.

빌려서 판 주식을 갚기 위해 주식을 다시 사들이는 공매도 쇼트커버링이 증시 상승세에 힘을 더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CPI 발표 후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앞서 공매도했지만, 지수가 오르자 손실을 막기 위해 쇼트커버링에 나서며 상승폭이 더 커졌다는 주장이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노유정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