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몇 번 올린 뒤 2023년 자산 감축 시작"-골드만삭스
미 중앙은행(Fed)이 2023년 1분기께 자산 감축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됐다. 테이퍼링을 마친 뒤 기준금리를 먼저 몇 차례 올리고 나서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골드만삭스는 15일(현지시간) 'Fed의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한 이른 생각'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Fed는 지난해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이 터지자 무제한 양적완화(QE)에 돌입했고 작년 여름부터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국채와 모기지증권(MBS)을 매입해왔다. Fed는 지난 달 테이퍼링(채권매입 축소)을 시작했고, 그 속도를 높여 내년 3월이면 QE를 종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 사이 Fed의 자산(대차대조표)은 작년 3월 초 4조2000억 달러에서 지난 8일 8조6600억 달러까지 불어났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대차대조표 정상화를 다음 회의에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양적긴축(QT)이라고 한다. QE로 매입한 채권을 다시 시장에 팔아 유동성을 흡수하는 방식이다.
"금리 몇 번 올린 뒤 2023년 자산 감축 시작"-골드만삭스
골드만삭스는 지난 2017년 처음 QT가 실시됐을 때 Fed는 기준금리 정상화가 "잘 진행중"일 때 QT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실제 기준금리를 네 번 올려 1~1.25%가 됐을 때 월 100억 달러란 느린 속도로 자산 축소를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Fed는 이렇게 신중하게 대차대조표 축소에 나섰고, 그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런 만큼 QT에 대한 접근 방식을 크게 바꿀 이유는 적다고 분석했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Fed가 한 번의 QT 경험을 갖춘 만큼 비슷한 방식을 따르지만 약간 덜 보수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즉 이번엔 기준금리를 세 번 올린 뒤 QT를 시작하는 식이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5, 7, 11월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즉 2023년 1분기에 100억 달러보다 더 큰 규모로 QT를 시작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금리 몇 번 올린 뒤 2023년 자산 감축 시작"-골드만삭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는 지난달 "테이퍼링이 끝난 직후 바로 자산 축소를 시작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골드만삭스는 "기준금리 인상 전에 자산 축소를 하자는 의견은 Fed 내 소수"라면서 "현실적인 건 한 두번의 기준금리 인상 뒤에 자산 감축에 들어가는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골드만삭스는 Fed가 내년 3월 테이퍼링을 마칠 때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36% 수준인 거의 9조 달러의 자산을 갖게 되는데, 이를 GDP의 21% 수준인 6조4000억 달러까지 줄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또 QT가 금리와 광범위한 금융 상황, 성장 및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GDP 1% 규모의 자산을 축소할 때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2bp 오를 것으로 추정했다. 즉 GDP 15% 규모를 감축할 경우 10년물 금리가 약 30bp 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한 번의 기준금리 인상보다는 영향력이 크지만, 그렇게 크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시장은 과거 대차대조표 축소에 대해 때때로 예상보다 더 강하게 반응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