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자신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 10%를 현금화할지를 묻는 설문조사에 350만 명가량이 참여해 절반 이상이 주식 매각에 찬성했다. 일각에서는 머스크 CEO가 150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하는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는데도 설문조사 쇼를 벌인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CNBC방송은 7일(현지시간) “머스크가 설문조사 결과와 관계없이 연말까지 주식을 매각해야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지난 주말 자신의 트위터에 “최근 들어 미실현 이익이 조세 회피 수단이 되고 있다는 것과 관련해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보유한 테슬라 주식 10%를 매각하는 방안을 제안한다”고 썼다.

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의 찬반 투표에 나선 것이다. 24시간 진행된 이번 설문에는 351만9252명이 참여했다. 주식 매각에 찬성하는 비율이 57.9%, 반대는 42.1%였다. 머스크는 설문조사를 하면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따를 것”이라며 “나는 월급이나 보너스를 현금으로 받지 않고 주식만 보유하고 있을 뿐이어서 세금을 내려면 주식을 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으로 볼 때 내년에 돌아오는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상당한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에 머스크가 주식 매각을 고민한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머스크가 2012년 받은 테슬라 스톡옵션 2280만 주(행사가격 주당 6.24달러)의 만기는 내년 8월이다. 테슬라 주식의 지난 5일 종가(1222.09달러)를 감안하면 주가 상승으로 머스크가 벌어들일 수익은 280억달러에 이른다.

머스크가 옵션을 행사하려면 소득세를 내야 한다. 세율은 37% 수준이다. 여기에 순투자세율 3.8%를 더하면 머스크가 내야 하는 연방세율이 산출된다. 그가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할 당시 옵션 대부분이 승인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캘리포니아주 세율인 13.3%도 더해야 한다.

CNBC는 “이를 다 합하면 머스크는 보유 주식으로 벌어들인 수익의 54.1%를 세금으로 내야 할 처지”라고 설명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