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전기·가스 요금과 세금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전반적인 상품 및 서비스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영국 BBC는 가스 가격 상승과 잇단 공급자 파산으로 내년에 가구당 부과되는 에너지 요금이 수백파운드 인상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에선 에너지업체가 수시로 가격이 변하는 도매시장에서 천연가스를 구매한 뒤 정부가 정한 가격 상한 내에서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에너지 기업이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다.

컨설턴트 기업 콘월인사이트는 내년 봄에 에너지 요금 상한이 400파운드(30%) 올라갈 것으로 예측했다. 에너지 요금 상한은 이미 이달부터 12% 올랐다. 이는 2019년 도입 이래 가장 상승률이다. 가격 비교 사이트인 에너지 숍은 내년에 요금 상한이 500파운드 이상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800파운드 상승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국 전력망 운영업체인 내셔널 그리드도 올겨울 전력 부족 위험이 5년 만에 가장 높다면서 전력요금 인상을 경고했다고 더 타임스는 전했다.

제조업체들은 에너지 가격 상승이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슈퍼마켓 체인 아이슬란드는 내년에 자사 에너지 비용이 2000만파운드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여기에 트럭 운전사 임금 인상 등까지 더해져서 식료품 가격이 오르게 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아이슬란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업종이어서 이익률이 매우 낮으며, 우리는 비용 상승을 끝없이 흡수할 수 있는 스펀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종이 제조업체도 가스요금 상승 충격을 홀로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주민세 격인 카운슬 택스도 앞으로 3년간 연 5%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영국 싱크탱크인 재정연구소(IFS)는 "현재 정부 지출안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서비스를 유지하려면 최소 연 3.6% 인상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