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가 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 접종)에 반대 의견을 냈다. 백신 부작용에 대한 입증이 아직 충분치 않고 2차 접종까지만으로도 효과가 충분한 상황에서 굳이 부스터샷까지 필요가 없다는 것이 결정의 요지다. 위원회의 의견에 미국 증시에서 관련주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17일(현지시간) 16세 이상에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의 부스터샷 접종을 승인할지 여부에 대한 회의를 열었다. 회의 참석 위원 중 절대 다수인 16명이 반대표를 던졌고 두 명만이 찬성하면서 부스터샷 승인 안건은 부결됐다. 단 위원회는 65세 이상 노인을 비롯한 고위험군에는 부스터샷 접종이 필요하다는 데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았다.

위원회 위원들은 백신의 2차 접종까지만으로도 효과가 충분한 반면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않다는 점을 들며 부스터샷의 효용이 크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위원들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백신을 맞은 젊은 남성 중 심근염이 낮은 확률로 발생하는 데 대한 위험성이 충분히 파악되지 않았고 연구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2차 접종까지만으로도 충분한 항체가 형성되는만큼 모든 성인이 굳이 부스터샷을 맞을 이유도 희박하다고 위원들은 결론지었다. 화이자는 300명을 대상으로 한 부스터샷 임상실힘에서 항체가 5배 이상 늘어났으며 별다른 부작용이 없었다는 결과를 앞서 제출했지만 위원들의 결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

위원회의 결정은 권고안이기 때문에 구속력이 없다. 하지만 전례상 FDA는 위원회 의견을 수용해 왔다. FDA는 다음주 중 부스터샷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부스터샷 접종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 국민들에게 부스터샷 접종을 촉구했다. 미 보건당국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 접종을 마친 뒤 8개월이 지난 사람들에게 다음주부터 부스터샷을 접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승인하지 않는다면 진행이 어려워진다.

한편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이날 하락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화이자 주가는 전날보다 1.3% 떨어진 43.89달러로 마감했다. 바이오엔테크 주가는 3.61% 하락한 359.18달러로 장을 마쳤다. 나스닥시장에서 모더나 주가는 2.41% 하락했다. 모더나도 부스터샷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