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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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미국 철도회사 캔자스시티서던(티커 KSU)이 캐나다의 캐네디언퍼시픽철도(CP)에 인수된다. 이에 따라 CP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를 잇는 화물 철로 연결망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캔자스시티서던은 인수 경쟁에 나섰던 캐네디언내셔널철도(CN)가 이날 인수 제안 수정을 포기함에 따라 CP와 270억달러(약 31조5000억원)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캔자스시티서던 주주들은 1주당 CP 주식 2.884주와 현금 90달러를 받게 된다. '캐네디언퍼시픽 캔자스시티'로 불리게 될 합병회사는 케이스 크릴 CP 최고경영자(CEO)가 이끌 예정이다. 연간 87억달러의 매출에 2만 명의 직원을 거느리게 된다.

캔자스시티서던은 지난 12일 CN이 미국 육상교통위원회(STB)의 승인을 얻는 데 실패하자 계약 상대를 CP로 바꿨다. 이와 함께 CN에는 5일 안에 새로운 인수 조건 제시를 요구했다. CN은 그러나 이날 새로운 인수 제안을 내놓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해 인수전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CN의 이번 결정에는 회사 지분 5%를 보유한 헤지펀드 TCI펀드가 캔자스시티서던 인수 철회를 요구하며 경영진을 압박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P는 지난 3월 캔자스시티서던과 250억달러 규모의 합병에 합의했으나 이후 CN이 300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을 하면서 경쟁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말 CN이 추진하던 의결권 신탁을 자국 기업 피해 가능성 등을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은 미국 육상교통위원회 결정이 나오면서 이미 관련 승인을 받아놓았던 CP가 다시 주도권을 잡았다.

캔자스시티서던은 미국 주요 철도회사 중에서는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멕시코와 텍사스를 거쳐 캔자스시티로 연결되는 노선을 가지고 있어 북미 지역 화물철도망 구축을 시도하는 캐나다 철도회사들의 주된 인수 목표가 됐다.

CP는 멕시코와 미국 남부 및 중서부 지역으로 연결되는 화물철도망 구축을 위해 2014년과 2016년에도 미국 철도회사 인수를 시도했으나 당국의 반대 등으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