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비중 조절, 플랫폼으로 갈아탈 때…단, 韓반도체는 유지[독점 UBS리포트]
지난 분기엔 반도체가 앞서나갔다면, 다음은 플랫폼이 앞서나갈 때

지난 1일(현지시간) 대형 기술주와 경기민감주 성격의 반도체주가 동시에 시장을 상회했다. S&P500이 1.6% 오르는 동안 NYSE FANG+지수는 3.2%,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3.9% 뛰었다. 투자자 입장에선 양쪽 모두 매력적인 수요 성장 스토리가 있는 분야다.

UBS는 반도체 분야가 아웃퍼폼하는 시기가 끝나가고 있다고 판단한다. 테크 분야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를 다시 늘릴 때다.

밸류에이션은 중요하다
UBS는 올해 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30%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는 이미 어느정도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반도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올해 이익 기준으로 26배 정도다. 글로벌 테크 기업 기준 약 10% 할인된 가격으로, 역사적인 평균을 넘어선 상태다. 반면 플랫폼 기업들은 올해 20% 이익 성장률이 기대된다. 이들이 받고 있는 밸류에이션에 비해 더 긍정적이다.

사이클에 올라타라
플랫폼 기업들은 지난해 9월 조정 이후 횡보하고 있다. 대부분의 시클리컬(경기 민감) 산업들이 랠리에 올라탄 것과 대조적이다. 역사적으로 대규모 투자 사이클이 왔을 때 랠리의 과정은 다음과 같았다. 반도체와 하드웨어가 사이클을 이끌고, 플랫폼 및 인터넷 기업들이 그 뒤를 따라가는 순환매 국면이 온다. 우리는 투자자들이 이러한 순환매를 준비해야할 때라고 조언한다.

어떤 테크 기업을 고를까
플랫폼은 단순히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미들캡 테크 기업부터 인터넷 게임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기업을 모두 포함한다. 시장에선 코로나19 팬데믹과 경기 회복이 뒤섞여 있는 상황에서, 방어적인 성격을 가진 플랫폼 기업이 더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지난해 12월 말부터 이어진 중국 플랫폼 기업들의 강력한 랠리가 이를 뒷받침한다.

UBS는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 급등을 비중 조절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한다. 테크 기업 중 플랫폼 기업 비중을 다시 늘릴 때라는 의미다. 단, 메모리 반도체에 대해서는 여전히 선호를 유지한다. 특히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반도체 비중을 줄인다고 해도 여전히 경기 회복기의 수혜를 누릴 수 있다. 플랫폼 기업은 5G(5세대 이동통신) 시대의 가장 큰 혜택을 보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낼 주역이다.

마크 해펠르 UBS 글로벌자산관리(WM) 최고투자책임자(CIO)

정리=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