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인 국보디자인이 개인투자자들의 ‘원정개미’ 행렬에 동참했다. 테슬라 한 종목의 수익율이 117%에 달하는 등 높은 수익을 올렸다. 사상초유의 제로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들이 이전보다 적극적인 투자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인테리어 회사인 국보디자인은 올 상반기 애플, 테슬라, 중국 항서제약 등 12개 종목에 걸쳐 해외주식 총 14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에 국내주식 중에서는 덴티움을 1억9800만원어치, 삼성전자를 8400주를 추가 매수했다.

반기보고서 제출 시점인 6월말을 기준으로 9.47%의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공시된 종목들의 평균단가를 보면 본격적인 투자가 6월 중에 이뤄진 것으로 추정돼 8월 시점에서 얻은 수익은 이보다 클 가능성이 높다. 국보디자인은 테슬라 주식 38억원어치를 주당 평균 109만원에 취득했는데, 지난 21일 기준 테슬라 종가는 244만4027원(2049.98달러)이다. 수익률이 124.22%에 달한다. 그 밖에도 애플(추정 수익률 63.38%) 알파벳(17.24%), 페이스북(15.25%), 아마존(26.99%) 등 포트폴리오 비중 상위 5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이 49.51%에 달한다.

지난해까지 국보디자인은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국내주식을 중심으로 보유했다. 한 증권사 PB는 “개인들 사이에서 직접투자 및 해외투자 붐이 불면서 고액자산가 및 법인의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확대됐다”며 “포트폴리오의 구성이나 규모를 볼 때 증권사 직원의 권유보다는 경영자의 의지로 투자에 나섰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주주들에게는 긍정적이다. 국보디자인은 해외주식을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 계정에 반영했다. 기타포괄손익은 순이익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기업의 이익에 반영되는 효과는 없다. 하지만 재무상태표의 자본 항목에 반영되기 때문에 부채비율 등 각종 재무건전성 지표에 반영되는 효과가 있다. 한 상장사 기업공시(IR) 담당자는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 내에서도 영업 및 영업 관련 투자에 사용되지 않는 유휴 자본을 은행에 맡기기보다는 공격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됐다”며 “기업들의 금융상품 가입은 물론이고 직접투자 규모도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보디자인은 가구제조와 리모델링 등 인테리어 분야회사로, 올 상반기에 매출 1383억원, 영업이익 1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7.29배로 가치주로 분류된다. ‘주식농부’ 박영옥씨가 지분 7.97%를 보유한 종목으로 알려져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