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작년 전기차 부문 21억달러 영업손실..전기차로 전환 비용
전기차로 전환에 집중하고 있는 포드가 지난해 전기차 사업부문에서 21억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차로 전환에 드는 비용을 주력 제품인 내연기관 픽업트럭에서 벌어들인 돈으로 충당하고 있는 것이다.

포드는 23일(현지시간) 새로 조정된 사업부문별로 작성한 재무제표를 공개하며 전기차 사업부문인 '포드 모델 e'가 21억달러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내연기관 사업부인 '포드 블루'와 상업용 대형트럭 사업부인 '포드 프로'가각각 영업이익 68억달러와 32억달러를 올렸다고 공개했다.

포드는 지난해 3월 전기차로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조직을 크게 개편했다. 포드 모델 e, 포드 블루, 포드 프로를 비롯해 비자동차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하는 '포드 넥스트', 기존 금융 서비스 자회사 '포드 크레딧' 등으로 사업별로 나눴다. 이전에는 북미, 유럽 등 지역별로 나눠서 사업을 진행했다. 이는 전기차로 사업의 중심을 옮기기 위한 포석이다.

모델 e의 손실은 전년보다 손실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머스탱 마하-e 등 전기차 생산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아직은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에 한대를 생산할 때마다 손실이 나는 상황이다.

포드는 올해 사업 부문별 실적 전망도 공개했다. 포드 모델 e가 올해는 약 30억달러의 조정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내연기관 부문인 포드 블루와 포드 프로가 각각 약 70억달러와 약 60억달러의 조정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장기적인 전기차 생산 계획도 발표했다. 포드는 2026년말까지 전기차를 연간 200만대 생산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때까지 EBIT(이자 및 법인세 차감 전 순이익) 기준으로 모델 e는 이익률 10%, 회사 전체로는 8%를 달성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존 롤러 최고재무책임자는 "우리는 전략적으로 명확하고, 책임을 강화하는 사업 부문 체제를 통해 본질적으로 회사를 재창립했다"며 "새로운 사업부문 구조를 통해 포드의 전기차 사업에 대한 방향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포드는 전기차 사업부를 키우면서 기존 내연기관 사업부의 제조 노하우를 활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리비안, 루시드 등 순수한 전기차 스타트업은 제조 노하우를 동시에 쌓아야하기 때문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기가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