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주주환원책인 배당과 자사주 매입 가운데 배당을 선호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미국 증시에서는 고배당주의 수익률이 자사주 매입 기업의 주가 상승률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예측불허 증시…투자자 "자사주 매입보다 배당이 낫다"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이션 압박, 금리 상승, 경기침체 우려가 주식시장을 뒤흔들면서 투자자들이 안정적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배당주로 몰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최근 몇 년간 투자자들은 성장주 투자 비중을 크게 늘렸지만, 올 들어 성장주 대신 배당주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사주를 매입하는 기업보다 배당주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WSJ는 “투자자들은 미래 이익에 대한 약속보다는 꾸준한 현금 지급이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으로 현금의 매력이 증가하는 반면, 기업 미래 이익의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미래 기업 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최근 같은 금리 상승기에는 현금 배당이 낫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증시에서도 자사주를 매입한 기업보다 고배당주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S&P500 고배당지수는 올 들어 3.60%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500 바이백(자사주 매입)지수는 12.97% 하락했고, S&P500지수는 17.30% 빠졌다.

배당수익률이 높은 종목들은 약세장에서도 선방하고 있다. 대표적 고배당주인 통신업체 AT&T는 올 들어 13.95% 상승했다. 담배회사 알트리아그룹도 11.69% 강세를 보였다. 높은 배당수익률에 더해 경기방어주로서의 매력이 돋보이면서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월가에서도 현금과 배당주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헌팅턴 프라이빗뱅크의 존 어거스틴 최고투자책임자는 “Fed가 내년에 무엇을 할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당장 현금을 원한다”며 “최근 몇 달 동안 배당주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했다. JO함브로캐피털매니지먼트의 조르지오 카푸토 펀드매니저도 “배당금 인상 전망 때문에 최근 에너지 기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