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살아있는 75bp 인상론…"Fed 비둘기는 인플레 잡을 수 없다"
미 중앙은행(Fed)의 제롬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75bp 인상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지 않다"라고 밝혔지만, '75bp'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살아있다는 관측이다. 비둘기파적 통화정책으로는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가 없다는 얘기다.

ING는 5일(미 동부 시간) 보고서에서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6월에 75bp의 금리 인상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와 식품 가격은 결국 어느 시점에서 떨어질 수 있지만 지속적 물가 상승 요인인 임금과 복리후생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봉쇄가 계속되고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이 높은 상황에서 Fed는 즉각 인플레이션 하락을 유도할 능력이 없다고 평가했다. ING는 "10년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5% 영역으로 다시 하향 추세를 보인다면 이상적일 것이고, 이는 Fed가 물가 기대치를 통제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도 "위험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3%를 상회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Fed가 6월에 75bp 인상할 가능성이 커진다"라고 주장했다.
여전히 살아있는 75bp 인상론…"Fed 비둘기는 인플레 잡을 수 없다"
시카고선물거래소(CME)의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에서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를 인상할 가능성을 여전히 87.1%로 보고 있다. FOMC 직전 90%를 넘었다가 파월 의장 발언 직후 74.5%로 낮아졌었는데 다시 상승한 것이다.
여전히 살아있는 75bp 인상론…"Fed 비둘기는 인플레 잡을 수 없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Fed가 기준금리를 20년 만에 최대인 0.5% 인상하고 6월부터 양적 긴축을 시작하기로 하자 주가는 크게 올랐고 장기 금리는 크게 내렸다. 이는 금융시장이 큰 실수를 저지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Fed가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도록 경제 성장을 충분히 늦추려면 낮은 주가와 높은 장기 금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즉 "금융 여건이 훨씬 더 빡빡해져야 한다"라는 것이다.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Fed는 그들의 대담한 움직임이 확실히 주가 하락, 금리 상승이 일어나기에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텐데, 시장은 그렇지 않았다"라면서 "따라서 Fed는 투자자들이 Fed의 결의를 확신하고 주식과 채권을 더 많이 팔 때까지 통화정책의 브레이크를 더욱더 세게 밟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4일 랠리를 즐겼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앞으로 많은 날이 확실히 더 힘든 날이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찰스 슈왑의 리즈 앤 손더스 전략가는 "Fed는 1분기 경제 위축에 대해 언급했지만, 가계와 기업의 강력함에 더 초점을 맞췄다"라면서도 "우리는 경기 침체의 위험이 커지고 있으며,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라고 지적했다. 손더스 전략가는 "통화 정책과 인플레이션, 경제 성장의 궤도와 관련된 변동성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주가 밸류에이션은 눈에 띄게 하락했지만 2분기에 또 다른 성장 둔화와 기업 이익과 마진에 대한 타격이 예상된다"라고 강조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중립까지 기준금리를 올리는 건 쉬운 부분"이며 "중립 금리로는 물가를 2%로 낮추기 어렵고 그 이후 얼마나 더 올릴 필요가 있을지가 어려운 부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이 어떻게 변화하느냐'가 최종 금리가 어디까지 높여야 할 지 결정할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인플레이션 기대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에만 Fed가 중립까지 금리를 올린 뒤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