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Fed의 '빅 스텝'…50-50이냐, 50-50-50이냐
미국의 고용은 정말 뜨겁습니다. 미 노동부가 1일(미 동부시간) 아침 공개한 3월 고용보고서를 보면 고용은 이제 팬데믹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핵심은 네 가지입니다.

① 매달 50만 개씩 생겨나는 일자리

3월 신규고용은 43만1000개 증가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2월의 75만 개나 월가 예상 49만 개보다 적었습니다. 하지만 1월~2월 수치가 9만5000개 상향 조정되면서 실제로는 50만 개 이상 일자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1939년 이후 처음 11개월 연속으로 40만 개 이상 고용이 창출됐고, 1분기만 따지면 한 달 평균 56만2000개씩 일자리가 생겼습니다. 찰스 슈왑의 캐시 존스 금리전략가는 "매우 좋은 수치"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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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실업률 50년 내 최저치 육박

실업률의 기반인 가계조사에서는 고용이 73만6000명 증가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그래서 실업률은 예상(3.7%)보다 낮은 3.6%까지 떨어졌습니다. 팬데믹 직전 50년 내 기록이었던 2020년 2월(3.5%)에 바짝 다가갔습니다. 언스트앤영의 그레고리 다코 이코노미스트는 "공중보건 환경이 개선되고 저축과 실질 소득 감소로 더 많은 사람이 노동시장으로 복귀할 것이다. 올해 말이면 실업률이 3%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③ 경제활동 참여율 증가

코로나바이러스가 자취를 감추자, 사람들은 속속 노동시장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Fed가 주시하는 경제활동 참여율은 0.1%포인트 올라 62.4%로 높아졌습니다. 팬데믹 직전인 2020년 2월 수준에 1%포인트 차로 근접한 것입니다. 많은 업종에 걸쳐 고용이 창출됐습니다. 경제활동이 회복되고 있다는 뜻입니다. 레저·관광 부문 일자리가 11만2000개 늘면서 가장 일자리가 많이 증가했습니다. 여행과 대면 엔터테인먼트, 실내 외식, 박물관, 술집, 카페 등의 업종에서 모두 큰 폭의 일자리 증가가 나타났습니다. 또 전문직·기업 서비스는 10만2000개, 소매업은 4만900개 일자리가 생겨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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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너무 높은 임금 상승

시간당 수입은 전달보다 0.4%, 1년 전보다 5.6%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6%는 2020년 5월 이후 가장 높으며, 월가 예상을 넘었습니다. 5%대 임금 상승은 임금-물가 주도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경고입니다. 프린시플글로벌인베스터는 "임금 상승률이 너무 높아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두려움이 과열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임금 상승률을 낮추려면 노동시장에 참여하는 인력이 늘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팬데믹이 터진 뒤 아직 일자리로 돌아오지 않은 이는 158만 명(전체 미국 노동인구의 1%)에 불과합니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노동시장에 복귀하지 않은 이의 60%는 노령화로 은퇴해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복귀하지 않은 나머지는 돌아올 희망이 있다. 어쨌든 노동시장은 빡빡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게다가 소비자물가는 7.9%(3월)에 달해 임금 인상률보다 높습니다. 실질 소득은 줄어들었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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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고서가 발표되자 금리는 일제히 치솟았습니다. 특히 미 국채 2~3년 등 단기물이 더 올라 수익률 곡선이 곳곳에서 역전됐습니다. 3년물은 이날 한때 2.649%까지 치솟아 모든 기간물 중 가장 금리가 높아졌습니다. 만기가 긴 5년, 7년, 10년, 30년물 등과 수익률 곡선이 역전된 것이죠. 2년물 수익률은 10bp 상승한 2.44%로 마감돼 30년물보다 1bp, 10년물보다 7bp 높은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3년/5년, 3년/10년, 2년/10년, 2년/30년 등 모두 13개의 수익률 곡선 역전이 발생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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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노동시장은 달아올랐고, 임금 상승률도 물가를 부추기는 수준까지 높아진 탓에 미 중앙은행(Fed)이 더욱 공격적으로 긴축할 것이란 예상이 강해진 때문입니다. 3월 보고서는 Fed가 5월 회의(5월 3~4일)를 개최하기 전 나오는 마지막 고용보고서입니다. 네드데이비스 리서치는 "실업률 3.6%와 시간당 임금 상승률 5.6%를 보면 Fed가 5월 회의에서 50bp를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ING는 "견고한 노동시장은 Fed의 신속한 금리 인상을 정당화한다. 인력난에도 불구하고 일자리 증가는 여전히 인상적이며, 이는 급여 압력을 높여 인플레이션을 더 높게 오랫동안 유지할 것이다. 이는 Fed가 5, 6, 7월에 각각 50bp를 인상할 것이라는 우리 예상을 뒷받침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2년물 수익률이 연말까지 3%에 도달해 10년물보다 0.5%포인트 높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마크 카바나 전략가는 "Fed는 인플레이션 커브 뒤에 있고 여전히 따라잡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우리는 단기물 금리가 훨씬 더 공격적인 가격을 책정할 가능성이 있으며 5월 75bp 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베팅이 증가하는 소식을 들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블룸버그는 50(5월), 50(6월)을 올릴지 아니면 50(5월), 50(6월), 50(7월)을 올릴지가 관심사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 시카고선물거래소의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는 7월까지 기준금리를 세 번 연속 50bp씩 인상할 가능성을 45% 이상으로 베팅했습니다. 채권시장에서만 Fed의 더 강한 긴축을 예상한 게 아닙니다. 환시장에서도 달러 가치가 다시 올라갔습니다. 긴축하면 달러 가치가 높아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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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고용은 미국 경제가 강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채권시장은 주식 시장이 상승하는 것을 가로막고 나섰습니다. 수익률 곡선 역전은 그런 경제가 경기 침체로 향하고 있다는 신호로 간주됩니다.

뉴욕 증시는 아침 9시 30분 0.2~0.5% 수준의 소폭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장중 지속해서 마이너스와 플러스권을 오가다가 그래도 장 초반과 비슷한 수준에서 마감됐습니다. 다우는 0.4%, S&P500 지수는 0.34% 올랐고 나스닥은 0.29% 상승한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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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곡선 역전과 관련, 얼라이언스번스타인은 "투자자들은 이를 경기 침체 지표를 예고하는 지표로 간주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인플레이션이 불편할 정도로 높은 상황이어서 Fed가 금리를 경기 침체가 나타날 수 있는 지점까지 인상해야 할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이번 역전은 수년간의 양적 완화(QE)에 따른 것이란 겁니다. 번스타인의 자네치 라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소비자와 기업들의 재무 상태가 건전해 보이기 때문에 미국 경제에는 명백한 불균형이 없다. 이러한 불균형이 없는 경제는 Fed의 금리 인상 주기에 더 잘 대응할 수 있으므로 단기적으로 경기 침체 가능성은 작다"라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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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뱅크는 약간 생각이 다릅니다. 짐 리드 전략가는 "지난 70년 동안의 모든 경기 침체는 2년물과 10년물 금리가 역전된 뒤 발생했다. 역사에 따르면 미국의 경기 침체가 12~24개월 후 나타날 위험이 커졌다"라고 밝혔습니다. 리드 전략가는 "증시 강세론자들은 더 정확한 3개월물과 10년물 금리는 여전히 차이가 크고 수익률 곡선은 가파르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Fed가 인플레이션에 매우 크게 뒤처져 있고, 3개월물 금리는 여기에 묶여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정확하지 않다. Fed가 향후 12개월 동안 공격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지금은 가파른 3개월/10년물 곡선도 곧 반전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리드 전략가는 "강세론자들은 2년/10년물 역전이 이뤄져도 경기 침체까지 아직 약 18개월 시간이 남아 있다는 의미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첫 번째 기준금리 인상 직후 2년/10년물 역전이 발생한 경우에는 경기 침체가 훨씬 더 일찍 생긴다. 과거 Fed가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뒤 2년/10년물 수익률이 역전되기까지는 평균적으로 2년이 걸렸는데, 이번에는 딱 2주가 걸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이날 곳곳에서 수익률 곡선 역전이 발생한 뒤 내년에 경기 침체가 발생할 가능성을 38%로 제시했습니다. 기존 20~35%보다 높은 것입니다. 또 '비관론자'인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다가오는 몇 달간 침체 위험은 뛸 것이고 채권 금리와 달러는 정점에 달할 것"이라며 빠르면 2분기에도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수익률 곡선 역전, 그리고 침체에 대한 우려는 이날 증시에서 금융주와 운송주의 약세로 이어졌습니다. 수익률 곡선이 역전되면 은행 마진이 압박을 받습니다. 씨티그룹은 2%, JP모간은 0.74% 떨어졌습니다. 또 경기가 둔화하면 물동량부터 감소하게 됩니다. UPS는 -3.65%, 페덱스는 -4.38% 내렸고 유니온퍼시픽 -4.85% CSX -5.18% 등 철도회사도 급락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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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수익률 곡선 역전을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연관 지어 지켜봐야 한다는 파이퍼샌들러의 보고서 내용을 전해드렸습니다. 파이퍼샌들러는 "과거 수익률 곡선이 역전될 당시 평균 60이던 ISM PMI의 신규주문(new order) 지수는 역전 이후 12개월 이내에 평균 19포인트 하락해 41로 떨어졌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파이퍼샌들러는 "우리는 역사가 반복될 것이라고 믿는다. 신규주문 지수는 내년 초에는 45 에 가까울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50보다 높으면 확장, 50보다 낮으면 위축을 가리킵니다. 다만 "PMI 하락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한동안은 위험을 감수하는 시장 리더십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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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ISM의 3월 제조업 PMI가 이날 발표됐습니다. 57.1에 그쳐 2월(58.6)보다 하락했습니다. 2020년 9월(55.4%)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월가 예상은 59.0이었습니다. 특히 신규주문이 2월 61.7에서 3월 53.8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물론 이건 경기 둔화 탓이라기보다는 전쟁 등에 따른 공급망 혼란 탓이 큽니다. ISM의 티머시 R 피오레 회장은 “미국 제조업은 수요가 많고 공급망이 제한된 환경에 남아 있다. 여전히 신중한 의견 1개에 매우 낙관적 의견이 6개 비율로 많았다(2월 12대 1 비율보다는 낮아진 것)고 밝혔습니다. 한 화학제품 회사는 "고객 주문은 상당한 가격 인상에 직면해서도 활발하지만, 원자재 등 공급 문제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고 밝혔고, 전기장비 회사도 "수요는 계속 강합니다. 생산이 계속 제한되어 밀린 주문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답했습니다. 이와 관련, 파이퍼샌들러의 마이클 캔트로위츠 전략가는 "신규주문이 향후 12개월 동안 45를 향해 떨어지는 동안, 시장 모멘텀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말라"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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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관계자는 "지금 주식 시장은 좋은 경제, 그리고 나쁜 인플레이션과 Fed의 긴축 사이에 끼어 있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가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AIA)가 매주 실시하는 투자자 설문을 보면 지난주 조사에서 향후 6개월간 시장을 중립적으로 보는 투자자가 40.6%에 달했습니다. 좋게 보는 사람 31.9%, 나쁘게 보는 의견 27.5%보다 더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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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어드의 마이클 안토넬리 전략가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은 정말 강하다. 그런데 이 데이터가 더 많이 축하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플레이션이 모든 것을 휩쓸고 있다는 사실 탓이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자신의 고객들은 1분기 급변하는 주식 시장에 투자한 뒤 잠시 쉬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술적으로도 S&P500 지수는 일종의 박스권에 끼어 있습니다. 4600선은 여전히 저항선으로 남아 있습니다. 반면 밑으로는 100일 이동평균선(4541), 200일(4485) 등이 받치고 있습니다. 그 밑으로는 4411에 있는 50일선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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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 가장 중요한 이벤트는 6일 오후 2시(한국 시각 7일 새벽 3시)에 공개되는 3월 FOMC 회의록입니다. 양적 긴축(QT)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 내용이 공개될 것입니다. 제롬 파월 의장은 지난달 16일 "곧 9조 달러의 대차대조표 축소 계획을 발표할 것이며 일부 세부 사항은 회의록에서 나올 수 있다"라고 밝혔었습니다.

파월 의장은 자산 감축은 2017-19년과 구조적으로 유사하지만, 더 빠른 속도로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에는 점진적으로 월 감축액을 높여서 최대 한 달에 500억 달러까지 줄였습니다. 월가에서는 현재 800억~1000억 달러 규모를 줄일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지금처럼 수익률 곡선 역전이 침체 우려를 부르는 상황이라면, 장기 금리를 높이기 위해 좀 더 공격적으로 채권을 감축할 수도 있습니다. 아카데미증권의 피터 치르 전략가는 "나는 2년물/10년물 수익률 곡선 역전에 대한 걱정보다 QT가 시장과 가치 평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훨씬 더 우려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기본적으로 QT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하다 △양적 완화(QE)는 시장에서 가장 위험한 자산들의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쓰였고 그래서 QT는 더 위험한 자산들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시장은 아직 QT에 따른 놀라움을 흡수할 준비가 덜 되어 있다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