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연말 쇼핑 시즌엔 물류 대란이 완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제조업체와 소매업체, 운송기업 등이 발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간) 투자 매체 배런스는 월마트 타깃 코스트코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연말 쇼핑 시즌에 대규모 물품 부족에 시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장난감 업체인 마텔이나 하스브로 등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 가장 붐비는 항구 중 하나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항구의 진 세로키 책임자는 “상당수 수입사와 유통업체들은 쇼핑 시즌에 대비하기 위해 지난 6월 이전부터 대규모 주문을 냈다”며 “많은 물량이 지난달 초에 이미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는 작년 3월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발생 이후부터 예기치 못한 물류 대란을 겪어왔다. 작년 8월 루이지애나 염소 공장 화재로 미국 내 수용장 운영이 타격을 받았고, 올해 3월엔 수에즈 운하 사고로 세계 무역의 12%가 악영향을 받았다. 작년 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따른 영국 내 트럭 운전사 부족은 석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 급등을 촉발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LA 항구로 화물을 운송하는 비용(컨테이너 기준)은 작년 초 2000달러에서 현재 2만달러로 10배가량 뛴 상태다.

다만 운송업체들도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트럭 물류업체인 XPO는 운전사들의 채용 기준을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서부로 운송하는 컨테이너 비용은 올 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다. 배런스 제공
중국 상하이에서 미국 서부로 운송하는 컨테이너 비용은 올 들어 급등세를 타고 있다. 배런스 제공
크게 낮췄다. 더 많은 운전기사를 뽑기 위해서다. 이 회사의 맷 패슬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다른 해보다 빠듯하긴 하지만 물류난이 장기화하면서 여러 업체들이 준비할 시간이 있었다”고 말했다.

신발업체인 뉴밸런스는 베트남 공장의 가동률을 이달 중순까지 60~7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재 가동률은 30~40% 선이다.

바비 인형을 만드는 마텔 측은 최근 골드만삭스 컨퍼런스에서 “올해 12~14%의 매출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며 “이 수치엔 물류 문제까지 다 감안돼 있다”고 했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주가는 올들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주가는 올들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투자회사 제프리스의 스테파니 위싱크 분석가는 “대형 유통업체는 자체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연말 쇼핑 시즌에 대응할 여력이 더 크다”며 월마트 매수를 추천했다. 또 디지털 게임 부문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하스브로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