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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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으로 유전자를 재설계하는 기업 자이머젠(티커: ZY)의 주가가 하루 만에 반토막났다. 최근 기술적 문제가 생겼다며 제품 출시를 미루겠다고 밝힌 탓이다. 자이머젠은 일본의 소프트뱅크 뿐 아니라 한화그룹 등 글로벌 큰 손들도 투자한 종목으로 주가 향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큰손' 손정의도 꽂힌 자이머젠…'반토막' 난 이유
5일(이하 현지시간) 자이머젠은 75.15% 오른 14.45달러에 장을 마쳤다. 이례적인 급등이지만 이틀 전 주가(3일·34.83달러) 대비론 반토막 상태다. 지난 4일 76.31% 떨어진 8.25달러에 장을 마감한 탓이다. 해당 기간 동안 자이머젠의 시가총액은 2600만달러가 날라갔다.

발단은 지난 3일 자이머젠의 발표였다. 자이머젠은 이날 발표를 통해 공동창업자 겸 CEO인 조시 호프먼이 퇴임한다고 밝혔다. 이유는 매출 전망에 큰 변화가 생겼기 때문이다. 자이머젠은 바이오 기술을 이용해 폴더블 기기에 사용 가능한 필름을 만들고, 단기적으로 이 필름이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봤다. 그런데 자이머젠은 최근 고객사들이 이 필름을 제품에 사용하는 데에 기술적 문제를 겪고있다고 설명했다. 자이머젠은 "(신제품 출시 연기로)올해 매출은 전혀 나지 않을 예정이며, 내년에 매출을 올린다고 해도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이머젠은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시장 규모가 예측했던 것보다 작다고도 덧붙였다. 시장 규모를 재검토한 뒤 향후 판매 전망치를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자이머젠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은 단기적으로 당초 예상보다 매출이 적게 날 것으로 보이며 성장 속도도 예상치를 밑돌고 있다"고 언급했다.

4월 말 상장한 뒤 3개월 여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 관련 정보를 대대적으로 바꾸는 것에 시장은 의구심을 품고 있다. 해당 정보들은 상장 당시에도 알 수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자이머젠의 일부 주주들은 IPO 기간 동안 회사가 제시한 목표들이 거짓이었다며 집단 소송까지 준비하고 있다.

자이머젠은 상장 전 소프트뱅크와 한화그룹, 베일리기포드 등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모은 유망주 중 유망주였다. AI를 활용한 바이오기업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4월 말 상장 당시 기업가치는 30억달러에 육박했다. 상장 후에는 캐시 우드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가 펀드에 대량 편입하기도 했다. 5일 급등한 것 역시 ARKG ETF가 지난 4일 자이머젠의 주식 250만주를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다. 현재 아크 지노믹 레볼루션 ETF(ARKG)는 자이머젠을 약 3000만달러(352만주)어치 담고 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