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기 둔화 소식에…하락세 뚜렷해진 국제유가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 이틀 간 3.56% 급락
중국 경기 둔화세 뚜렷해지며 침체 우려 확산
中 경기 둔화 소식에…하락세 뚜렷해진 국제유가 [오늘의 유가]
중국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하락했다. 중국의 경제지표가 악화하게 되면 세계 경제에도 불황이 촉발될 것이란 우려가 확산해서다.

1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8월물) 가격은 전장보다 1.27달러(1.68%) 하락한 배럴당 74.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2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이 기간 하락률은 3.56%에 달한다. 이날 종가는 지난 10일 이후 최저치이다.

이날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9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1.35달러(1.69%) 하락한 배럴당 78.52달러에 마감했다.
中 경기 둔화 소식에…하락세 뚜렷해진 국제유가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이틀 연속 하락한 것은 중국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중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과 소매 판매 등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게 나오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졌다.

전날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중국 2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했다. 올해 1분기 기록한 4.5%보다는 높아졌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인 6.9%를 밑돌았다. 6월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3.1% 늘어 시장 예상치인 3.2%를 밑돌았다. 5월 수치인 12.7%보다도 폭이 크게 둔화했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을 시작한 뒤 회복세가 더디다는 지적이다.

중국 내수 경기를 보여주는 부동산 투자 증가율은 상반기에 -7.9%로 떨어졌다. 6월 소매 판매 증가율은 3.1%로 5월 12.7%에서 급락했다. 미래 성장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꼽히는 청년실업률은 6월 21.3%로 역대 최고치를 또 경신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던 수출도 5~6월 두 달 연속 감소했다.

기업들의 경기 전망을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1~6월 누적)은 3.8%로 나타났다. 이 지표는 올 1~2월 5.5%에서 매달 내려가고 있다. 국유기업 투자는 8.1% 늘었지만, 민간기업은 0.2% 감소했다.

스티븐 이네스 SPI 에셋 매니지먼트 이사는 "중국의 운송 활동과 수요가 (유가) 반등에 대한 기대를 충족하고 있다"며 "하지만 트레이더들은 전반적인 경제의 둔화 징후가 3분기 이후 수요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약세장이 펼쳐질 것을 우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원유 공급은 증가하는 모습이다. 리비아에서 시위로 인해 폐쇄된 유전 3곳 중 2곳이 생산을 재개한 것이다. 하루 25만배럴을 생산하는 사라라 유전이 17일부터 원상 복귀됐으며, 하루 7만배럴을 생산하는 엘 피르 유전도 다시 문을 열었다.

러시아도 지난 3월 하루 50만 배럴 감산을 예고했던 것과 달리 지난달 하루 35만 배럴 감소에 그쳤다. 지난달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생산량은 전월 대비 8만배럴 증가한 2857만배럴을 기록했다.

다만 세계 원유 재고량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영국 리서치회사 볼텍사에 따르면 14일 기준으로 세계 유조선의 원유 재고량은 9460만배럴로 전주 대비 21% 감소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