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란 간 무력 충돌 격화로 글로벌 주요 증시와 가상자산 가격이 하락하고 달러화 가치와 금값은 급등하는 등 자산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투자자들이 서둘러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쟁 공포에 파랗게 질린 증시…금값은 연일 '점프'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41% 하락한 42,156.97에, S&P500지수는 0.93% 떨어진 5708.75에 장을 마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가장 큰 폭인 1.53% 내려앉은 17,910.36에 장을 마감했다. 전일까지 중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과 미국 경제의 연착륙 기대로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던 뉴욕증시는 이란이 이스라엘을 직접 타격하면서 급락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급등했다. 전일 대비 15% 넘게 오르며 3주 만의 최고치인 20.73까지 상승한 후 19.25를 기록했다.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가상자산 시장도 약세를 보였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피벗(통화정책 전환) 이후 상승세를 띠던 이더리움과 도지코인은 각각 6%, 8% 하락했다.

키스 뷰캐넌 글로벌인베스트먼트 수석매니저는 “위험 전이에 대한 투자자의 두려움이 시장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며 “전쟁 자체가 어떤 수준으로까지 커질지 모르기 때문에 시장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국제 금값은 뛰었다. 지난주 트로이온스당 2685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630달러 선에서 안정화된 금 현물 가격은 이날 한때 2673달러까지 급등했다. Fed의 금리 인하로 하락세를 띠던 미국 달러화 가치는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지난달 13일 후 처음으로 101선으로 올라섰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 역시 이날 0.06%포인트 하락(국채 가격은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금보다 조금만 더 나쁜 이슈가 발생해도 시장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라며 “중동 전쟁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가 각종 경제 데이터를 덮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