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9월 전 긴급 인하" vs Fed "과잉반응 안 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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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9월 전 긴급 인하" vs Fed "과잉반응 안 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562971.1.png)
밤새 일본 증시는 6% 안팎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기술주 위주로 급락한 미국 증시 영향에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더해진 탓입니다. 뉴욕 금융시장이 잔뜩 긴장한 가운데 2일(미 동부시간) 아침 발표된 7월 고용보고서는 투자자들이 원치 않는 숫자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신규고용은 11만4000개 증가에 그쳤고, 실업률은 4.3%까지 치솟았습니다. 이에 따라 경제 침체를 예고하는 '삼의 법칙'(Sahm Rule)이 발동됐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연 3.7%대까지 급락했고, 나스닥은 장중 한 때 3.5%까지 폭락했습니다. 월가는 이제 9월 50bp 인하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미 중앙은행(Fed)이 지난 수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내리지 않은 '실수'를 만회하려면 빠른 속도로 인하해야 한다는 것이죠. 벌써 투자자들은 다음주 고용 데이터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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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는 실업률을 주목했는데요. 전월 4.1%에서 4.3%로 또 상승했습니다. Fed에서 일했던 이코노미스트 클라우디아 삼이 만든 '삼의 법칙'이라는 게 있는데요. 3개월 평균 실업률이 최근 12개월 최저치보다 0.5%포인트 이상 높아지면 경기 침체가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7월 기준 4.3%가 삼의 법칙이 발동되는 수치였는데요. 4.3%가 나와서 정말 발동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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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 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역사적으로 그런 패턴이 있었고, 매우 신뢰할 수 있었다. 지금 이 규칙을 일반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은 우리가 아마 경기 침체에 들어간 지 약 3개월이 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룰이 작동한다고 해서 지금 불황에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특정 시점의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나는 지금 우리가 침체에 있다고 생각할까?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럼 실업률 증가와 노동 시장의 침체가 우려스럽고 3개월, 6개월 뒤에는 경기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생각할까? 그렇다. 매우 우려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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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시카고상품거래소 Fed 워치 시장에서는 9월에 50bp를 인하할 것이란 베팅이 70%대로 치솟았습니다. 어제는 22% 수준이었고, 사실 지난주 초에만 해도 그런 베팅 자체가 없었죠.
![월가 "9월 전 긴급 인하" vs Fed "과잉반응 안 해"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https://img.hankyung.com/photo/202408/01.37563011.1.png)
▶골드만삭스는 "7월 고용은 11만4000개 증가해 예상을 밑돌았을 뿐 아니라 업종별로도 부진했다. 헬스케어 부문이 고용 증가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고용 증가가 얼마나 광범위한가를 나타내는) 고용 확산 지수는 2016년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가계 조사도 부진하여 실업률은 0.2%포인트 증가한 4.3%를 기록했다. 오늘 보고서는 노동 시장 상황이 이미 기대를 초과하는 수준으로 악화하였음을 나타낸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9월, 11월, 12월에 각각 25bp씩 연속적인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 (기존 9, 12월 25bp 인하) 우리는 7월 고용보고서가 기본적인 고용 둔화 추세를 과장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8월 고용보고서가 여전히 약하고 실업률이 증가한다면, 9월에 50bp 인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웰스파고는 "노동 시장의 지속적 악화는 7월 고용보고서에서 완벽하게 드러났다. 노동 시장은 절대적인 의미에서는 양호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추가적인 약화는 '정상화'라고 하기 어렵고 완벽한 약화와 일치할 것이다. FOMC가 9월부터 기준금리를 25bp 내리기 시작해 내년까지 분기마다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Fed의 책무 중 고용에 대한 위험이 커지면서 9월 50bp 인하할 가능성도 있다. 점점 더 많은 인하 또는 더 빠른 인하 속도가 필요해 보인다"라고 밝혔습니다.
7월 고용 데이터에 너무 겁먹을 것은 없다는 분석도 일부 있었습니다.
먼저 월간 고용이 10만 개 이상 늘어나는 건 여전히 건강하다는 겁니다. 팬데믹 이전엔 경기가 좋았을 때도 종종 월별 고용이 10만 개 이하를 기록했었죠. TS롬바드의 다리오 퍼킨스 이코노미스트는 "이는 또 다른 경기 침체 헤드페이크(거짓 속임)일 것이다. 우리는 3개월마다 이런 잘못된 경기 침체 논란에 빠진다. 지난 1995년 연착륙 때에도 노동 시장에 심각한 흔들림이 나타났고, 당시 비농업 고용은 월별 마이너스까지 떨어졌었다. 앨런 그린스펀 당시 의장이 금리를 세 차례 인하하면서 경제는 연착륙했다"라고 밝혔습니다. 콘퍼런스 보드의 다나 피터슨 이코노미스트는 "시장이 과잉반응하고 있다. 10만 개 이상의 고용을 나타내는 데이터는 여전히 강한 것이다. 시장은 팬데믹 동안 '과도한' 숫자에 익숙해져 왔고, 이런 숫자가 '정상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업률 증가는 여전히 해고 증가가 아니라 이민 등으로 인한 노동 공급 확대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피치는 “실업률 증가는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는 것을 반영한 게 아니라 노동 공급 확대를 반영한 것이다. 일자리는 지난 3개월간 월평균 17만 개씩 늘어나고 있다. 노동 적령층 인구가 증가하고 경제활동 참여율도 높아졌다. 이는 Fed가 환영할 노동 시장 추가 완화에 대한 좋은 징조"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경제활동 참여율은 6월의 62.6%에서 7월 62.7%로 상승했는데요. 참여율이 증가하지 않았다면 실업률은 4.1%로 유지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최근 이민 증가를 감안하면 10만 개 수준의 고용 창출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습
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10만 개 이상의 월평균 일자리 증가는 여전히 좋지만, 이민으로 인한 노동력 증가와 실업률 상승을 고려하면 충분하지 않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7월 고용보고서를 보면 외국 출생자의 실업률이 6월 4.2%→7월 4.7%로 증가했다. 미국 출생 근로자의 실업률은 4.3%→4.5%로 늘었다. 우리는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찾는 게 더 어렵기 때문이라고 추정한다. 신규 이민자에 대한 고용 데이터를 심층 분석하면 실업률 상승이 단기에 끝날 것이라는 확신은 거의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은 지난달 이민 급증으로 인해 한 달에 필요한 신규 일자리가 23만 개로 추정했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과거와 변함없이 매월 약 7만~9만 개의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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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노동 시장이 차가워지고 있는 건 사실이고, 7월 고용보고서가 걱정을 자아낸 것은 맞습니다. 르네상스 매크로의 닐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7월 고용보고서에 허리케인 배럴의 영향이 있었을 수 있다. 하지만 주간 근무시간과 시간당 임금, 그리고 일자리 성장에서 약간의 둔화를 볼 수 있었고 궁극적으로 배럴의 영향이 컸다면 그렇게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배럴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의미 있는 악화가 있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두타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시장에서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없다. 그래서 Fed는 빨리 행동해야 한다. Fed가 50bp 인하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7월에 내리지 않을 걸 만회하려면 그렇다. 기본적으로 올해 100bp를 인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기준금리가 너무 제약적이기 때문이다. 해결책은 명백하다. 덜 제약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 좋은 소식은 Fed가 문제를 해결할 많은 수단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약이 듣지 않으면 계속 더 강한 약(50bp)을 처방하면 된다. 상황이 돌아올 때까지 말이다"라고 설명했습니다.
7월 고용보고서가 나온 뒤 씨티는 Fed가 9월, 11월에 각각 50bp씩 금리를 내리고 12월 25bp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을 바꿨습니다. 그동안에는 25bp씩 내릴 것으로 봤죠. JP모건도 마찬가지로 9, 11월에 50bp씩 내리고 그 이후에는 모든 회의에서 25bp씩 떨어뜨릴 것으로 전망을 바꿨습니다. JP모건은 심지어 9월 18일로 예정된 다음 FOMC 이전에 긴급회의를 열고 금리 인하를 할 강한 가능성(a strong case to act)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BNP 파리바도 50bp 인하로 기울었습니다. BNP파리바는 "실업률은 4개월 연속 상승했고, 앞으로 몇 달 동안 실업률이 더 급격하게 증가할 위험이 있다. 우리는 Fed가 9월에 50bp를 올리려면 그 전에 8월 고용보고서에서 추가로 약한 데이터를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Fed워치 시장에서는 내년 1월까지 125bp 인하를 예상합니다. 그때까지 네 번 FOMC 회의가 열리는 만큼 최소 1회는 50bp를 인하할 것이란 베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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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도 "더 큰 폭의 인하는 일반적으로 경제가 빠르게 악화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와 관련이 있다. 7월 11만4000개의 일자리는 우리가 보아온 만큼 좋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합리적 숫자"라고 밝혔습니다.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0.6(다우)~2.2%(나스닥)의 큰 폭의 하락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오전 10시 15분께 나스닥 지수는 3.5% 폭락하기도 했습니다. 알리안츠의 모하메드 엘 에리언 고문은 "오늘 고용보고서 데이터 전체는 시장이 성장과 Fed 실수에 대해 걱정하도록 만들고 있다. 시장은 이제 Fed가 인하를 시작하기에 늦었을 수 있다는 걸 충분히 깨닫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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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가 당장 침체로 간다고 보는 이는 아직 소수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오늘 3분기 GDP 증가율 추정치를 2.6%로 높였습니다.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 기준금리가 현재 5.25~5.50%인 점을 감안하면 Fed가 침체에 대처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을 갖고 있다"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Fed는 525bp를 낮출 수 있다. 9월 회의에서 50bp 인하를 기대하지는 않지만, 필요하다면 많은 완화를 제공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 연은도 오늘 2분기 GDP 나우캐스트 전망치를 2.11%로 제시했습니다. 2.70%에서 낮춘 것이긴 하지만요.
시장은 어떻게 될까요? 유명 투자자 마크 미네르비니는 "시장은 압박을 받고 있으며 상황은 더욱 불길해지고 있다. 변동성지수(VIX)는 이제 저점에서 두 배 올랐다. 우리는 전체적으로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7월 17일 이후 우리 모델은 현금 확보를 가리키고 있다. 매수 가능한 기준을 충족하는 주식이 거의 없으므로 현금이 왕이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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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는 미 공급관리협회(ISM)의 7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옵니다. 어제 제조업 PMI가 하락하고, 특히 세부 지수중 고용 지수가 6월 49.3에서 7월 43.4에 급락하면서 시장은 충격을 받았죠. 미국 경제에서 훨씬 더 중요한 서비스업 PMI에서 그런 고용 추세가 나타난다면 시장은 더 크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ISM 서비스 지수는 올해 변동성이 컸습니다. 지난 6월 올해 두 번째로 위축 영역(48.8)으로 떨어졌습니다. 월가는 지수가 7월에 51.3으로 확장 영역으로 다시 돌입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목요일에는 주간 신규 실업급여 청구 건수가 나옵니다. 지난주 24만9000건까지 올라가 시장을 뒤흔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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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