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81주년 추모식에서 마르셀로 민들린 홀로코스트 박물관장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로이터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홀로코스트 81주년 추모식에서 마르셀로 민들린 홀로코스트 박물관장과 대화하며 웃고 있다. 로이터
아르헨티나의 '전기톱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가 취임 당시 25%였던 물가 상승률을 한자릿수로 낮추는 데 성공했다. 공공 일자리와 정부 보조금을 줄이는 개혁 정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4월 아르헨티나 소비자물가가 전월에 비해 8.8% 상승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르헨티나 물가 상승률이 한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10월 8.3% 이후 처음이다. 아르헨티나 물가상승률은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이 취임한 작년 12월 25.5%를 기록한 이래 지속적으로 둔화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이날 "인플레이션 사망 신고서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물가 하락세가 확인되자 아르헨티나 중앙은행(BCRA)은 이날 기준금리를 연 50%에서 40%로 10%포인트 낮췄다. 지난 2일 기준금리를 연 60%에서 50%로 낮춘지 12일 만이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작년 12월 연 133%였던 기준금리를 5개월 만에 총 여섯 차례 내렸다.

밀레이 대통령은 아르헨티나 경제의 고질병이었던 재정 적자와 고물가를 해결하기 위해 과감한 재정 긴축에 나섰다. 공공 일자리를 5만개 감축했고 에너지·교통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정부 부처는 18개에서 9개로 줄였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정부 지출을 전년 동기 대비 35% 줄일 수 있었다.16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재정 흑자도 달성했다. 지난 1월에는 국채 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페소화 가치를 50% 평가 절하하기도 했다.

다만 과감한 개혁 조치로 인한 진통도 상당하다. 노인·저소득층에게 제공되는 보조금이 줄어들고 공공 일자리도 줄어들면서 올해 1분기 빈곤율은 전 분기보다 10.1%포인트 증가한 51.8%를 기록했다. 아르헨티나 노동총연맹(CGT)은 지난 9일 밀레이 대통령의 공공지출 삭감에 반발하며 취임 후 두 번째 24시간 총파업을 벌였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