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소비재 기업 유니레버는 19일(현지시간) 벤앤제리스, 매그넘 등 유명 아이스크림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업부를 분사하고, 직원 75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니레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아이스크림 사업부 분사를 내년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생활용품 관련 비즈니스에 집중해 한 자릿수대 매출 성장과 마진 개선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유니레버 이사회는 성명을 통해 “유니레버와 아이스크림의 미래 성장은 사업 분리를 통해 가장 잘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니레버의 아이스크림 사업부는 글로벌 매출의 16%를 담당할 정도로 규모가 크지만 지난해 글로벌 소비 심리 둔화로 성장세는 주춤하다. 마진도 생활용품 사업부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유니레버는 지난해 연례 수익 보고서에서 “아이스크림은 시장 점유율과 수익성이 감소하며 실망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고 밝혔다.

경영 효율화 목적 외에 벤앤제리스와의 충돌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벤앤제리스는 환경 보호와 인권 신장 등 진보적인 가치를 옹호하는 행동주의 경영으로 알려져 있는데 2021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2022년 유니레버가 이스라엘 브랜드 판권을 매각하려 하자 이를 막기 위해 모회사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유니레버는 전체 인력의 약 6%에 달하는 7500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이번 인력 감축으로 “유니레버는 향후 3년간 8억유로(약 1조16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니레버 주가는 런던 증시에서 장중 한때 6%가량 올랐다가 전날보다 3.20% 상승한 3933.41파운드로 장을 마쳤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