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실적에 돈방석"…직원들에 '10억 보너스' 뿌린 회사
석유·가스 등 원자재 거래를 중개하는 업체들이 160조원이 넘는 돈방석에 앉았다는 추정이 나왔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에너지 대란’으로 중개업체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실적을 내면서다. 세계 각국의 친환경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석유 수요는 2050년까지 인구 증가율보다 빠른 속도로 늘어날 거란 전망도 나온다.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계 컨설팅업체 올리버와이만은 은행, 헤지펀드, BP·셸과 같은 에너지 기업 등 원자재 중개 관련 업계에 700억~1200억달러(94조~161조원)의 현금을 유보금 형태로 쌓아둔 것으로 집계했다. 이들 업체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사상 최대 수준인 1480억달러(약 198조원)의 총이익을 낸 데 따른 결과다.

비톨, 트라피구라, 군보르, 머큐리아 등 민간 원자재 중개업체들의 실적이 특히 두드러졌다. 세계 최대 원자재 중개업체 중 하나로 꼽히는 비톨은 2022년 사상 최대 규모인 151억달러(약 20조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비톨은 자기자본을 기존의 두 배 수준인 258억달러로 늘렸고, 3311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급여 및 보너스로 평균 78만5000달러(약 10억5000만원)를 지급했다.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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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톨의 경쟁사인 트라피구라 역시 같은 해 2023회계연도(2022년 10월~2023년 9월)에 74억달러(약 10조원)의 순이익을 내며 새 기록을 썼다. 이 회사는 자사주를 보유한 직원 1200명에 돌아가는 배당금 규모를 세 배로 늘렸다.

애덤 퍼킨스 올리버와이만 파트너는 원자재 거래 중개업체들이 “민간 업체들은 지난 5년 새 기록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특히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다”며 “엄청난 현금 더미를 깔고 앉은 이들은 재투자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22년에는 가스·전력 거래 중개에 따른 이익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며 석유보다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수출을 막으면서 유럽 에너지 시장이 타격을 입은 여파다.

주요국이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전통적인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는 유지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샤이크 나와프 알 사바 쿠웨이트국영석유공사(KPC) 최고경영자(CEO)는 “1인당 연간 석유 소비량은 미국이 22배럴, 유럽연합(EU)이 9배럴인 반면 개도국에선 1~2배럴 미만에 그친다”며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는 25%가량 증가할 것이며, 석유 수요는 이보다 더 빠르게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