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시설 폭격·中 경기 회복 전망에 유가 넉달만 최고치 [오늘의 유가]
정유시설 공격·산유국 감산으로 공급 축소 우려
블룸버그 “올해 말까지 브렌트유 80달러 이상 유지”


지정학적 갈등이 고조되며 유가가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요 산유국의 원유 수출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으로 수요는 확대될 것이란 전망도 유가를 끌어올렸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68달러(2.07%) 오른 배럴당 82.72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4거래일 중에서 3거래일 상승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1.55달러(1.8%) 오른 배럴당 86.8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지난 10월 31일 이후, 브렌트유는 10월 27일 이후 각각 4개월여 만에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최근 1개월 유가 추이(자료=오일프라이스닷컴)
최근 1개월 유가 추이(자료=오일프라이스닷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정유시설에 드론 공격을 이어가며 최근 일주일간 유가는 오름세를 보였다. 전날에는 러시아 크라스노다르주의 슬라뱐스크 정유 공장에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화재가 발생했다. 이곳은 하루에 약 17만배럴의 원유를 처리한다. 러시아 중부 사마라 지역의 시즈란 정유공장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로이터 통신 분석에 따르면 러시아에서는 우크라이나 공격으로 1분기 정유 생산 능력의 약 7%가 유휴 상태가 됐다.
사진=TASS연합뉴스
사진=TASS연합뉴스
주요 산유국인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도 예상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서 원유 생산량이 두 번째로 많은 이라크는 1월 이후 OPEC+ 감산 합의를 준수하기 위해 향후 몇 달간 원유 수출량을 일 330만배럴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수출은 12월에 이어 1월 들어서도 2개월 연속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의 원유 수요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이날 1∼2월 산업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전문가 예상치(5%)도 웃돌았다. 에너지 컨설팅 회사 길버앤드어소시에이츠 분석가들은 메모에서 “중국의 원유 수요가 계속해서 지배적인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2월 유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브렌트유는 올해 말까지 배럴당 80달러 이상을 유지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에너지 부문 선임 분석가 살리 일마즈는 “홍해의 혼란, 이스라엘 하마스 분쟁은 실질적인 원유 생산 중단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다”며 “하지만 중동 긴장과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유가에 서서히 반영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향후 2년간 유가 흐름의 주원인으로는 응답자 간 차이가 있었다. 응답자의 27%는 OPEC+의 감산 정책을, 27%는 중국의 수요 변화가 영향을 준다고 내다봤다. 22%는 비OPEC+의 공급 증가를, 14%는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이 유가를 변동시킬 것이라 전망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