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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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1군 발암 물질인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1989년 석면 사용 중단 명령이 처음 내려진지 35년만에 완전 퇴출이 결실을 맺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18일(현지시간) 일부 표백제와 브레이크 패드 등에 사용되는 백석면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레건 EPA 청장은 "먼 길이었다"며 “마침내 EPA는 이미 50여개 국에서 금지 조치가 내려진 유해 물질 석면에 문을 닫아걸었다”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미국 공중보건학회(APH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매년 4만명이 석면이 유발하는 암 또는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한다.

이번 금지 조치는 제품에 따라 유예기간을 다르게 두고 시행된다. 자동차 정비공들을 치명적인 석면에 노출시켰던 석면 함유 브레이크 블록의 유입은 6개월 후부터 단계적으로 금지된다. 석면 패킹은 2년 후 사용이 중단된다. 뉴욕타임스(NYT)는 "기업이 제조과정에서 석면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데에 최대 12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EPA는 1989년에도 석면 사용 금지 명령을 내린 바 있지만 1991년 연방 법원에서 결정을 번복하면서 법안은 무력화됐다. 금지 조치 여론은 25년 뒤인 2016년에 이르러 다시 물살을 탔다. 당시 연방 의회가 석면을 비롯한 유해 물질 전반을 규제하는 '유해 물질 규제법'을 처리하면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석면 사용이 줄었지만, 건설 노동자, 소방관 등 노후 건물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은 여전히 석면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백석면은 미국 산업이 유일하게 사용 중인 석면재다. 주로 브라질과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석면은 내구성과 내열성, 전기 절연성이 뛰어나고 가격이 저렴해 건설 자재나 전기 제품 등에 널리 쓰이는 천연 섬유다. 하지만 석면 가루를 사람이 흡입하면 20~40년의 잠복기를 거쳐 폐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1987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석면을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한국은 2009년부터 석면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