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점기업 방치땐 중국에 시장 내줄 것"
미국 반독점규제기관 수장이 13일(현지시간) 정부 지원을 받는 소수 기업의 시장 독점이 국익을 저해하고, 중국과의 경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리나 칸 미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사진)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행사에서 “경험에 비춰볼 때 한 기업에 생산량을 집중하거나 극소수 기업에 의존하면 상당한 위험이 존재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칸 위원장은 독점의 폐해 사례로 항공기 제조사 보잉을 언급했다. 그는 “보잉은 국내 경쟁 업체를 제거한 후 혁신을 줄이고, 제품 품질을 낮췄다”며 “인력을 자산이 아니라 비용으로 간주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보잉은 1997년 FTC 승인을 거쳐 경쟁사 맥도널더글러스와 합병해 미국의 유일한 상업용 항공기 제조업체가 됐다. 최근 보잉은 자사 항공기의 부품 결함 문제로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칸 위원장은 인공지능(AI) 기업의 독점 가능성을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FTC는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오픈AI, 알파벳, 앤스로픽 등 5개 회사에 AI 관련 투자 파트너십 정보를 제공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반도체부터 클라우드 서비스, 앱 등 AI의 여러 층위를 살펴보고, 집중의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칸 위원장은 “지배적인 기술기업 즉 ‘국가 챔피언’을 규제하면 미국의 혁신이 약화하고, 중국에 글로벌 무대를 내주게 될 것이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면서도 “하지만 독점으로부터 혁신을 보호하려면 국가 챔피언보다 경쟁을 선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