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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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주요 제약사 500곳의 시가총액이 10년 만에 최대치로 치솟았다. 비만치료제가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제약사에 대한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자회사인 금융정보업체 퀵(QUICK) 팩트셋 데이터 기준 글로벌 제약사 500곳의 합계 시가총액은 5조8000억달러(약 7613조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7% 증가한 수치로, 10년 만에 최대치다.

2019년 말 기준 4조2000억달러에 불과했던 제약사 500곳의 시가총액은 2021년 말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5조5000억달러까지 치솟았다.

이후 리오프닝이 시작되면서 제약사 500곳의 시가총액은 2022년 말에는 5조200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작년부터 제약사 주가가 급등했다.

비만치료제 등장으로 글로벌 제약사의 희비도 갈렸다. 전 세계 제약사 가운데 현재 시가총액 1, 2위는 비만치료제 선두 주자인 미국 일라이릴리와 덴마크 노보노디스크다.

일라이릴리의 시가총액은 11일 기준 6977억달러로 작년 말보다 30%가량 상승했다. 미국 상장사 가운데는 9위다. 시총 1조달러 클럽 가입도 넘보고 있다. 노보노디스크 현재 시가총액은 5916억달러로 역시 작년 말보다 30% 올랐다. 노보노디스크는 지난해 비만치료제 위고비 열풍에 힘입어 명품기업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를 제치고 유럽 시가총액 1위로 올라섰다.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는 2020년 말까지만 해도 시가총액 3위권에 들지 못했다. 2021년 6월 노보노디스크 위고비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처음 승인받으면서 비만치료제가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았고, 이 두회사의 시가총액은 2023년엔 오랜 기간 업계 왕좌였던 존슨앤드존슨을 넘어섰다.

미국 화이자는 2021년 말 제약사 순위 3위에서 올해 9위로 떨어졌다. 화이자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판매로 큰 인기를 얻었으나 비만치료제 개발에는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