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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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성장세가 지속되자, 경기 침체가 온다고 예언했던 월가 거물들이 머리를 숙였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창업자 레이 달리오는 최근 인터뷰에서 “경기 하강론자였던 내가 틀렸다”고 시인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올라가면 민간 수요가 줄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며 모든 것을 끌어내리는 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달리오 전 회장은 지난해 ’퍼펙트 스톰’(여러 악재의 복합 작용에 따른 큰 위기)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사진) 역시 최근 한 인터뷰에서 “지금쯤이면 재정부양책의 효과가 끝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털어놨다. 다이먼 CEO는 2022년 뉴욕의 한 콘퍼런스에서 “(경제에)먹구름이 아닌 허리케인이 닥쳐오고 있다”며 “작은 규모일지 태풍일지 모르나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가가 급등하고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11차례 끌어올린 2022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경기 악화를 우려한 것은 충분한 설득력을 지녔다고 WSJ은 평가했다. 다만 미국 경제가 최근까지 ‘소프트 랜딩’에 성공하며 예측은 빗나갔다.

일부 월가 거물들은 잘못 전망한 것은 인정하지만 아직 경계심을 낮출 때가 아니라고 경고한다.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최근 “올해 침체(recession)가 닥쳐 S&P500지수가 3200선까지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P500지수는 이달 초 5100선을 넘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