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천연가스 선물 4개월 연속 하락세…가격 더 떨어질까 [원자재 포커스]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 1년전보다 30% 하락
따뜻한 날씨에 공급 과잉 우려…업체들 생산 계획 축소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유난히 따뜻한 겨울 날씨와 자체 생산량 증가로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에서는 미국 내 재고가 충분해 당분간 천연가스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달 11% 이상 하락해 4개월 연속 뒷걸음질 쳤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긴 하락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천연가스 선물은 1990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가 시작된 이후 최근 최저가로 떨어지기도 했다.

이날 4월 인도분 천연가스 선물 가격은 100만BTU(열량단위)당 1.89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체서피크 에너지가 지난달 21일 천연가스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가격이 소폭 반등했지만, 1년 전보다는 여전히 30% 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미 천연가스 선물 4개월 연속 하락세…가격 더 떨어질까 [원자재 포커스]
미국 천연가스 가격은 비정상적으로 온화한 북미 지역의 겨울 날씨 영향으로 하락했다. 생산량은 급증하고 있는데 가정용 난방 연료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있어서다.

분석가들은 미국 천연가스 가격이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달에도 상당 기간 계절에 맞지 않는 따뜻한 날씨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보가 잇따르고 있다. 미국 중서부지역기후센터(MRCC)에 따르면 미니애폴리스, 클리블랜드, 피츠버그 등 대규모 난방 시장의 경우 1950년 이래 가장 온화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미국 내 천연가스 재고는 일반적인 계절적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관리국(EIA) 집계 기준 지난달 23일로 끝나는 한 주 동안 천연가스 재고량은 5년 평균보다 약 27% 더 늘었다.
미 천연가스 선물 4개월 연속 하락세…가격 더 떨어질까 [원자재 포커스]
이처럼 저렴한 천연가스 가격은 일반 소비자에는 희소식이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1월 미국인의 가스비 부담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8% 줄었다. 또한 철강과 콘크리트, 제지, 비료 등 천연가스를 많이 사용하는 제조업체들도 비용 부담을 줄 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가스 생산업체들은 울상이다. 가스 생산업체들은 시추 계획을 뒤로 미루거나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 위해 수출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닉 델로소 체서피크 에너지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은 분명히 공급 과잉"이라며 "수요에 따라 공급을 억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서피크에 이어 경쟁사인 EQT와 콤스톡 리소시스 역시 최근 생산 계획을 축소한다고 발표했다.

다만 경영진과 전문가들은 업체들의 지출 삭감 노력이 실제 생산량 감소에 반영되기까지는 몇 달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