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 콜웨지 인근 샤바라 영세 광산에서 한 광부가 광석 자루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연합AFP
콩고민주공화국 콜웨지 인근 샤바라 영세 광산에서 한 광부가 광석 자루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연합AFP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핵심 자재인 코발트가 시장에서 과잉 공급되고 있다. 중국 기업들이 코발트 생산량을 공격적으로 늘려온 데 반해, 전기차 수요는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튬, 니켈에 이어 코발트도 중국산 물량 공세로 수난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2일(현지시간) 공개된 다튼 커머디티스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코발트 생산량은 전년 대비 17% 급증했지만, 수요는 12% 느는 데 그쳤다. 다튼 커머디티스는 "코발트의 기록적인 과잉 공급 상태는 2028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발트의 지난해 연평균 가격은 15.10달러로, 2022년도 가격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보고서는 중국 생산업체 CMOC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코발트 생산을 확대한 것을 원인으로 꼽았다. 콩고민주공화국은 전 세계 코발트 생산량의 4분의 3 이상을 생산하고 있다. CMOC는 지난해 콩고민주공화국에 있는 광산 2곳의 생산량을 172% 늘려 글렌코어를 제치고 세계 최대 코발트 생산업체로 올라섰다.

이로 인해 중국의 코발트 지배력은 강화됐지만, 시장 전체적으론 공급 과잉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54% 가량으로 추정되는 중국의 코발트 지배력은 2025년이면 60%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세계 최대 니켈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서 니켈 추출 부산물로 생산되는 코발트 공급을 늘리고 있는 것도 코발트 공급 과잉의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는 코발트 생산량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려 1만8200t(전 세계 공급량의 8%)을 공급한 것으로 추산됐다.

중국, 인도네시아발 물량 공세 외에 코발트와 니켈이 없는 배터리의 상용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것도 공급 과잉의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보고서는 "중국은 코발트 가격이 낮을 때 전략 비축 광물로 저장하기 위해 시장의 잉여 공급분을 흡수하고 있다"며 "중국이 전 세계 코발트 공급량의 약 21 %를 구매함으로써 코발트 가격을 지지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추산했다.

한편 이날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앨버말의 칠레 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향후 미국의 칠레산 리튬 수입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칠레는 세계 2위 리튬 생산국으로, 최대 수출 시장은 중국이다. 옐런 장관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핵심 목표는 중국산 광물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리오 마르셀 칠레 재무장관은 "2026년까지 3~4개에 달하는 새로운 리튬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화답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