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지정학적 위험에 상승하는 국제 유가, 인플레 부채질하나 [오늘의 유가]
美 1월 CPI 전망치 웃돌아
CPI 쇼크에 달러화 강세
달러 가치 상승해도 유가 강세 지속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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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예상치를 웃도는 가운데 국제 유가 오름세가 지속됐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달러화 강세에도 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3월물) 가격은 전날보다 95센트(1.24%) 오른 배럴당 77.8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까지 7거래일 연속 상승세가 이어졌다. 7거래일간 상승률은 7.73%였다. 국제 유가가 7일 연속 상승한 것은 작년 9월 이후 처음이다.
계속되는 지정학적 위험에 상승하는 국제 유가, 인플레 부채질하나 [오늘의 유가]
이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선 국제 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4월물) 가격도 77센트(0.9%) 상승한 배럴당 82.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CPI 지수 상승률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며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지난달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하며 전망치(2.9%)를 상회했다. CPI 쇼크로 인해 달러화 가치가 급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전일 대비 0.7% 상승한 104.877을 기록했다.

지정학적 위험이 예상보다 컸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증가하면 국제 유가는 하락한다. 주로 달러화로 거래되는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서 원유 트레이더들의 매수세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또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둔화에도 국제 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는 진단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다시 격화하면서 국제 유가 매수세가 커졌다는 관측이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 휴전 협상이 진전을 이뤘다. 다만 최종 합의까지 난관이 많다는 평가다. 예멘의 후티 반군은 계속 홍해 해운로를 장악하고 지정학적 위험을 키우는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유조선이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를 선택하면서 공급 기간이 늘어나고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며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원유 강세장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세계 원유 수요는 증가할 전망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 전 세계 원유 수요가 하루 225만배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OPEC 외의 산유국의 생산량은 하루 120만배럴로 예상했다.

OPEC이 감산 정책을 바꾸지 않는 이상 공급난이 심화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는 모양새다. OPEC과 비회원 산유국의 협의체인 OPEC+는 다음달 자발적인 감산 조치 연장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ING그룹은 "OPEC+가 감산량의 일부라도 다시 증산하지 않을 경우 올해 2분기까지 유가 강세장이 펼쳐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