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휘발유 감소에 상승…"중동 사태는 안정적" [오늘의 유가]
국제 유가가 휘발유 재고 감소 소식에 상승했다.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55센트(0.75%) 오른 배럴당 73.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3거래일간 2.19% 오른 덕분에 1월 3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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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원유재고가 증가했다. 하지만 수요의 바로미터인 휘발유 재고가 예상과 달리 크게 줄었다는 소식은 유가를 지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일로 끝난 한 주간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552만배럴 늘어난 4억2743만배럴로 집계됐다. 원유재고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30만배럴 증가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

그러나 휘발유 재고는 한 주간 314만배럴 줄어든 2억5098만배럴을,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322만배럴 감소한 1억2757만천배럴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휘발유 재고가 30만배럴 증가하고, 디젤 및 난방유 재고는 200만배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1%가량 적고, 디젤유 재고는 5년 평균 대비 7% 적은 수준이다.

EIA는 올해 미국의 원유 생산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이번주 미국의 원유 생산은 하루 1330만배럴로 전주보다 30만배럴 증가해 2주 연속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는 "원유 공급이 증가한 것은 중서부 지역의 정제 활동이 크게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지난주 인디애나주 지역에 있는 BP 정유공장의 정전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美 휘발유 감소에 상승…"중동 사태는 안정적" [오늘의 유가]
유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는 데에는 중동 사태가 생각보다 안정적이라는 시장의 평가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휴전 협정 타결 가능성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앞서 프랑스 파리 4자(미국·이스라엘·카타르·이집트) 회의를 통해 제안된 휴전안에 하마스 측이 긍정적인 입장을 내놨다는 소식이 나오면서다.

이후 하마스 측이 역으로 내놓은 새로운 내용을 이스라엘이 거부하는 등 아직 협상 타결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다만 협상의 여지가 계속되고 있다는 해빙 분위기가 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ING는 보고서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중동에서 원유 공급을 위험에 빠뜨리는 확전은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로이터의 시장분석가 존 켐프는 "평균 이하의 재고로 인해 올해 디젤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앞서 "미국의 제조업 활동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평균 이하치의 디젤 연료 재고가 더 줄어들면 유가에 빠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