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아닌 핵심 산업소재"…올해는 金보다 銀 투자가 낫다? [원자재 포커스]
자동차·태양광 등 산업용 수요 폭증
은값 10년 만에 최고치 경신 전망


금값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가운데 은값 흐름도 심상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태양광 등 주요 산업 부문에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올해 은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세계은협회는 지난 1월 30일 홈페이지에 게재한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은 수요가 전년 대비 1% 증가한 12억트로이온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촉매제는 산업 현장에서 나온다. 은은 자동차나 태양 전지판, 가전제품 등의 원료다. 올해 산업용 은 수요는 전년 대비 4% 많은 6억9000만트로이온스로 추정된다. 지난해 수요량은 이미 역대 최대치였다.

협회는 “지난해 태양광 발전 설치량이 초기 시장 예상을 웃돌았고, 올해도 재차 새 기록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은 함량이 높은 고효율 N타입 태양전지가 대량 생산될 전망”이라며 “자동차 산업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충전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며 은 수요가 지속해서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전제품 부문에서도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여러 기업이 은이 들어가는 신제품을 구상하고 있어 은 산업에 추가적인 활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석 아닌 핵심 산업소재"…올해는 金보다 銀 투자가 낫다? [원자재 포커스]
보석용 수요도 작년 대비 6% 늘어날 거란 관측이다. 팬데믹 직후 열기가 가라앉았던 인도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어서다. 식기 등 은으로 된 제품 관련 수요는 9% 증가율이 예상된다.

치솟는 수요 대비 공급은 빠듯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까지 4년 연속 공급 적자 상태에 머무를 거란 전망이다. 다만 공급 부족량(수요-공급)은 1억7600트로이온스로, 작년(1억9400트로이온스)보다 9%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은 채굴량은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8억4300만트로이온스로 예측된다. 미국, 멕시코, 칠레, 러시아 등에서의 광산 채굴이 활성화하고 있어서다. 총공급량 추정치는 8년 만에 최고치인 10억2000만트로이온스다.

마이클 디리엔조 협회 전무는 6일(현지시간) CNBC 방송에 “올해 은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3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은 가격이 마지막으로 트로이온스당 30달러를 넘어섰던 건 2013년 2월이었다. 이날 현재 국제 선물 시장에서 은은 트로이온스당 약 22.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보석 아닌 핵심 산업소재"…올해는 金보다 銀 투자가 낫다? [원자재 포커스]
다만 이는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2200달러를 돌파한 이후에야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지적도 나온다. 통상 은 가격은 금 가격에 후행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다국적 은 거래업체 위튼프레셔스메탈스의 랜디 스몰우드 최고경영자(CEO)는 “은 가격은 일반적으로 금과 함께 움직이지만, 시차가 있다”며 “금값이 먼저 급등하면 은값이 빠르게 따라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대 소비국인 중국 경기 침체와 더불어 미국 중앙은행(Fed)이 연초에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차단한 점 등이 은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이자가 붙지 않는 금, 은 등 귀금속 자산은 고금리 환경에선 투자 매력이 낮다. 협회는 “Fed가 금리를 본격 낮출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 들어서야 은 투자에 더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