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종합상사 "버핏이 마음 바꾸면 안되는데…"
일본의 5대 종합상사가 워런 버핏(사진)의 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자사 지분을 정리할 경우에 대비해 ‘투자자 다변화’에 나섰다. 버핏의 매수로 지난 4년여간 주가가 상승세를 탄 만큼 반대 상황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종합상사들은 최근 벅셔해서웨이의 지분 매도에 대비해 자사주를 매입하고 주식 액면분할을 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벅셔해서웨이는 최근 수년간 지분을 매입해 일본 5대 무역회사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토추상사, 스미토모상사, 미쓰비시상사, 미쓰이상사, 마루베니상사 등의 지분을 각각 7.5~8.4%가량 보유하고 있다. 벅셔해서웨이가 2020년 8월 이 회사들의 지분을 매입했다는 소식에 2020년 8월 1일부터 이달 30일까지 닛케이지수가 66.1% 상승하는 동안 이토추 주가는 189.0%, 미쓰비시는 258.2% 급등했다.

앞서 미쓰비시는 이달 초 3 대 1의 액면분할을 단행했다. 주가가 상승해 신규 개인투자자 유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회사 내부에서 “버핏의 영향력이 반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랐다. 지난해 벅셔해서웨이가 지정학적 위험 때문에 대만 TSMC 지분을 줄였을 때, 다른 투자자도 매도에 나서 주가는 더 급격히 하락했다. 이토추는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최대 지분을 확보했다. 지난해 2월부터 다음달까지의 자사주 매입 규모(목표치 포함)는 약 2762만 주로 1250억엔어치(약 1조1285억원)에 달한다.

일본 상사는 식량과 인프라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해 수익을 올리는 등 기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구리바라 히데아키 도카이 도쿄연구소 수석애널리스트는 “무역 상사들이 원자재를 넘어 탈(脫)탄소화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경영을 개선하면 버핏이 주식을 매도하더라도 지지층이 두터워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