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가격, 향후 2년간 75% 이상 급등할 것" [원자재 포커스]
씨티 “구리, 2025년 t당 1만5000달러 전망”
세계 최대 구리 광산 ‘코브레 파나마’ 운영 중단


구리 가격이 향후 2년간 급등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왔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가속화되며 관련 시설 제조에 필수적인 구리 수요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구리 공급은 차질을 빚고 있어서다.

3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가격은 t당 8381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49달러(0.58%) 내렸다. 구리 가격은 2022년 3월 t당 1만73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급락한 후 지난해 내내 t당 1만달러를 밑돌았다.

그러나 최근 구리 가격의 상승을 관측하는 보고서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씨티은행은 지난달 구리 가격이 2025년 t당 1만5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3일 가격 기준 79% 상승 여력이 있다.

전 세계에서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추구하며 구리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구리는 전기차와 전력망, 풍력 터빈 등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비금속으로 에너지 전환 생태계의 핵심 원자재로 평가받는다.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총회(COP28)에서 60여개 참가국이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용량을 3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한 점도 구리 가격 상승세를 부채질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티은행은 2030년까지 구리 수요가 현재보다 420만t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사진=로이터
사진=로이터
미국 중앙은행(Fed)의 피벗(정책 기조 전환)과 미국 경제의 연착륙 등 거시환경에 따라 구리 가격은 더 오를 여지가 있다. 국제신용평가 피치의 자회사 피치솔루션의 연구기관인 BMI는 “올해 하반기 Fed의 금리 인하로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면 구리 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인 상품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급 불안도 구리 가격 상승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말 파나마 정부는 세계 최대 구리 광산 중 하나인 코브레 파나마의 생산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이 광산은 연간 40만t의 구리를 생산할 수 있으며 그간 캐나다의 퍼스트 퀀텀 미네랄이 운영해왔다. 주요 구리 생산업체인 영국 앵글로 아메리칸도 내년과 내후년 구리 생산량을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공급 감축 등으로 구리 가격이 올해 안에 t당 1만달러에 도달하고 2025년에는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