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덴탈, 셰일오일 시추업체 인수

"석유의 시대 계속된다"…옥시덴탈, 셰일 시추업체 120억달러에 인수 [나수지의 미나리]
11일(현지시간) 미국증시 오전장에서는 인수합병(M&A) 관련 뉴스가 있는 종목들이 눈에 띄게 움직였습니다. 미국 에너지 기업인 옥시덴탈은 텍사스 3위 셰일 오일 시추업체인 크라운록을 12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옥시덴탈은 91억달러어치 채권을 발행하고, 17억달러어치 신주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예정입니다. 크라운록 인수는 규제당국의 독과점 관련 승인을 거쳐 내년 1분기 안에 마무리될 전망입니다.

최근 미국의 대형 에너지 기업들은 잇따라 화석연료 관련 기업을 인수하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엑슨모빌이 지난 10월 셰일오일 업체인 파이어니어 내추럴 리소시스를 약 600억달러에 인수했습니다. 같은 시기 쉐브론은 미국의 에너지 기업 헤스 코퍼레이션을 530억달러에 사들였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질의 셰일 오일 재고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에너지 기업들이 M&A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화석 연료의 미래에 대한 대기업들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시그나, 휴마나 인수 철회

미국의 건강보험사 시그나가 휴마나 인수 계획을 철회했습니다. 규제당국이 반독점 여부를 깐깐하게 따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때문입니다. 시그나는 지난달 말 1400억달러에 휴마나를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주가는 떨어졌습니다. 투자자들이 합병 이후의 시너지보다는 독과점 우려에 따른 인수 무산 가능성을 더 크게 걱정했기 때문입니다. WSJ은 "(시그나의 휴마나 인수 철회는) 고금리, 경기침체 우려, 반독점 규제 강화 등으로 M&A 시장이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습니다. 시그나는 휴마나 인수 철회 이후 보유 현금 100억달러로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결정했습니다. 내년 현금흐름 대부분을 자사주 매입에 쓰겠다는 계획도 내놨습니다. M&A 철회와 자사주 매입 소식에 이 날 시그나 주가는 장중 한 때 16%이상 상승했습니다.

부동산 투자사, 메이시스 인수 제안

부동산 투자 전문회사가 메이시스 인수에 나섰습니다. 부동산 투자회사인 아크하우스 매니지먼트와 유통 전문 투자사인 브리게이트 캐피털 매니지먼트는 메이시스 주식을 주당 21달러, 총 58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메이시스에 제안했습니다. 인수 이후에는 비상장으로 전환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겠다는 겁니다. 투자사 연합은 메이시스 실사를 거쳐 인수 제안가를 높일 의향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메이시스 인수 제안을 두고 월가에서는 유통 사업 개선을 통한 수익창출 보다는 부동산 등 자산을 노린 투자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유통 업체 전문 투자사인 트라이앵글캐피탈은 "백화점 사업 모델은 장기적으로 하락추세"라며 "펀드가 메이시스를 매입하면 회사의 비즈니스 구조를 급진적으로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부동산같은 자산을 매각해 즉각 수익을 확보한다음, 나머지 사업부문의 구조조정을 통해 회사를 매각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메이시스는 인수 제안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이 날 장중한 때 메이시스 주가는 21%이상 상승해 인수 제안가인 주당 21달러까지 치솟았습니다.

RBC, 핀터레스트 목표주가 상향

RBC 캐피털이 핀터레스트의 투자의견을 업종 수익률 상회(아웃퍼폼)으로 상향하고 목표주가도 32달러에서 46달러로 높여잡았습니다. 브래드 에릭슨 RBC 캐피털 애널리스트는 "검색과 쇼핑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트렌드가 이어지고 있다"며 "트렌드는 서서히 변해가겠지만 변화의 결과는 '지진'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어 "투자자들이 내년 시장에서 대형주보다는 중소형주 투자 아이디어에 목말라하는 상황"이라며 "아마존과의 협업을 통한 신제품 공급 등 핀터레스트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뉴욕 = 나수지 특파원 suj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