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한국 경제를 ‘서서히 끓는 물 속 개구리’에 비유했던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가 “이젠 개구리를 냄비 밖으로 꺼내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2000년대 세계 10대 경제 대국에 올라선 한국이 2040년 7대 대국으로 한층 더 도약하기 위해선 과감한 혁신을 통해 ‘제3의 상승 곡선’을 그려낼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11일 맥킨지가 발간한 ‘한국의 다음 S-커브(상승 곡선): 2040년을 위한 새로운 경제 성장 모델’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경제는 현재 △인구 구조의 불균형 가속화 △노동 생산성 감소 △자본 시장에 대한 ‘코리아 디스카운트’(저평가) △모험자본 시장의 역동성 부족 △국가 기둥 산업의 글로벌 경쟁 심화 △대기업·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등 복합적 요인으로 성장이 정체돼 있다. 맥킨지는 현 상황을 “냄비 속 끓는 물의 온도가 더욱 올라갔다”고 비유했다.

맥킨지는 “물의 온도가 내려가기만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며 “개구리를 냄비 밖으로 꺼내 더 큰 무대에서 맘껏 뛰놀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국은 1990년대 중후반 미국, 2000년대 중후반 독일이 이뤄낸 ‘4%대 성장률’로 재도약할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다. 다만 이는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생산성을 대폭 끌어올리는 혁신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가능하다고 했다.

맥킨지는 한국이 2040년 국내총생산(GDP) 7만달러 시대를 열겠다는 과감한 목표를 설정, 지난 30년간 10~15위권에 머물러 있던 경제 규모를 7위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매출 규모가 각각 1000억달러, 100억달러, 10억달러인 기업을 각각 5개, 20개, 100개 추가로 탄생시키고 대기업의 약 30%에 불과한 중소기업 생산성을 두 배로 향상해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GDP 내 서비스업 비중 70% 달성 △GDP 대비 자본 증대량 두 배 성장 △글로벌 초격차 선도 산업 두 개 이상 신규 배출 △글로벌 선도 산업 클러스터 세 개 이상 창출 △인공지능(AI) 고급 인력 약 5만명 확보 등을 국가적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제시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