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비싼 커피‧코코아 수십만t, 유럽 창고서 폐기되나 [원자재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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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비싼 커피‧코코아 수십만t, 유럽 창고서 폐기되나 [원자재 포커스]](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01.35135163.1.png)
삼림벌채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았음 증명 요구
유럽연합(EU) 창고에 보관된 수십만t 분량의 커피와 코코아가 폐기될 위기다. 올해 6월 발효된 EU의 삼림파괴 금지법 때문이다. 이 법은 삼림 벌채 지역에서 재배된 커피, 코코아, 팜유, 고무 등의 제품이 블록 내에서 판매되는 것을 규제한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 전역 항구에 있는 ICE선물거래소에 창고의 약 20만t의 코코아와 15만t의 커피 원두가 EU 역내에서 판매가 금지될 위기에 몰렸다. 세계무역기구(WTO)산하 국제무역기구(ITC)는 2024년 12월까지인 계도 기간 동안 생산돼 EU에 보관된 커피와 코코아는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311/99.32665990.1.jpg)
2025년부터 이들 제품을 EU 역내에 판매하려면 수입 업자가 상품의 지리적 위치 데이터 활용해 해당 상품이 삼림 벌채의 영향을 받은 지역에서 생산되지 않았음을 증명해야 한다. 커피와 코코아는 EU에서 세관을 통과하지 않고 보세 창고에서 삼림 벌채법에 명시된 전환 기간인 18개월 이상을 보낼 가능성이 있어 폐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마티즈 드 미어 유럽 코코아 협회 매니저는 "2025년 부활절에 소비되는 초콜릿 달걀은 현재 수확한 결과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EU집행위원회와 회원국이 전환 기간에 생산된 코코아 원두의 상태를 확인해 처리하지 않으면 상당한 양의 코코아 재고가 음식물 쓰레기가 될 것"이라며 "300만 명이 넘는 코코아 농가의 EU 시장 접근이 위협받을 수 있다는 얘기"고 지적했다.
EU의 이 규정은 유럽연합의 소비가 국경 밖 국가의 자연 등에 피해를 입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신흥국들은 이 규정이 EU와의 무역을 비싸고 징벌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는 등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