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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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향후 5년간 약 5.5% 수준에서 맴돌 것으로 전망했다. 인구 고령화와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 친환경 에너지 전환 비용 급등 등이 국채 금리를 자극할 것으로 봤다.

캐나다 중앙은행 부총재를 지냈던 장 보이빈 블랙록 투자연구소 소장은 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우리는 향후 5년 간 거시적 환경에 일치하는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 수준을 연 5.5%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 차입 비용이 현재보다 더 높아진다는 의미는 채권 투자자들이 어두운 경기 전망을 토대로 장기채에 투자할 때 요구하는 위험 보상 정도를 높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고금리 장기화 전망에 따라 지난달 중순 연 5%를 돌파했다가 현재 연 4.7% 수준으로 안정화됐다. 지난 1일 미 중앙은행(Fed)이 기준 금리를 동결한 이후 제롬 파월 의장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 발언이 국채 금리를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보이빈은 "인구 고령화에 따른 고용 시장 강세, 지정학적 긴장과 에너지 전환으로 인한 생산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긴축 기조가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Fed가 기준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고금리가 길어질 것이란 의미"라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는 물가가 변동성을 타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지금은 안정화하지만, 내년 이후엔 다시 어느 정도 불안해지기 시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향후 몇 년간 미국 물가상승률은 3%에서 고착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작년 6월 9.1%에 달했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9월 3.7%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에 따라 보이빈은 Fed의 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말 이후로 점쳤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