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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슈미트 구글 전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68·왼쪽)·미셸 리터(29). 사진=스틸퍼롯 홈페이지
에릭 슈미트 구글 전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68·왼쪽)·미셸 리터(29). 사진=스틸퍼롯 홈페이지
에릭 슈미트 구글 전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68)이 39세 연하인 여자친구와 설립한 벤처회사가 별다른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여성 편력'으로 유명한 슈미트 전 회장은 이 회사에 1억달러(약 13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슈미트의 재산은 4일(현지시간) 기준 192억달러(약 25조2000억원)로 세계 부호 순위 87위다.

미 경제 매체 포브스는 슈미트와 여자친구로 알려진 미셸 리터(29)가 2021년 설립한 벤처회사인 스틸퍼롯(Steel Perlot)이 새로운 투자금을 구하지 못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스틸퍼롯은 인공지능(AI)과 암호화폐 등 프로젝트를 분석·투자하는 회사다. 직원은 50명 이상이다. 지금까지 스틸퍼롯은 12개 이상 스타트업에 2000만달러를 투자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틸퍼롯은 출범 1년여만인 올해 초 슈미트의 재산을 관리하는 투자회사인 힐스파이어에 약 250만달러(약 33억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소식통은 힐스스파이어가 스틸퍼롯의 인건비 등을 지원해줬다고 전했다.
에릭 슈미트 구글 전 CEO.(사진=연합뉴스)
에릭 슈미트 구글 전 CEO.(사진=연합뉴스)
슈미트는 이 회사의 회장으로, 여자친구인 미셸 리터는 창립자 겸 CEO로 활동하고 있다. 소식통은 이 회사에 슈미트가 1억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리터는 포브스와 인터뷰에서 "회사는 슈미트 뿐 아니라 다수의 투자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현재 기관 투자자들과 고액 자산가 등의 자금 4억5000만달러를 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포브스는 슈미트를 제외한 다른 사람이 스틸퍼롯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포브스가 투자자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요구하자 스틸퍼롯 측은 국부 펀드와 기관 투자자들로부터 '예비' 투자 의향서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스틸펄롯과 관련된 11명의 전직 직원들과 관계자 등에 따르면 리터는 재계에서 영향력이 있는 인물들을 내세워 회사의 과대한 성장을 약속해왔다. 예를 들어 아마존 창립자인 제프 베이조스와 언론 재벌인 마이클 블룸버그 등이 프로젝트에 연관돼 있다고 시사하거나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 등 중동 투자자로부터 사업적 약속을 받았다는 식으로 말했다.

익명의 한 직원은 "그건 허영심을 자극하는 프로젝트였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와 무바달라, 베이조스 등은 답변하지 않았다.

리터는 존스홉킨스대학에서 경제학·국제학·정치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후 컬럼비아대 법학·경영대에서 석사를 졸업한 수재다. 스탠퍼드대학교 컴퓨터공학 연구소, 국토안보부 사이버안보분과위원회 등에서 일했다.

리터는 대학원을 졸업한 해인 2021년 7월 슈미트와 함께 미국 뉴멕시코주 스페이스포트 우주센터에서 영국 억만장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버진 갤럭틱의 우주 비행선 ‘VSS 유니티’를 타고 우주로 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두 사람은 이 행사 몇달 뒤 스틸펄롯의 설립했다. 당시 슈미트는 "이 회사는 가상현실에서 우주까지 다양한 기업에 투자할 AI 및 분석 회사"라고 설명했다. 스틸퍼롯이란 회사명이 어디서 유래됐는지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여러 논란 속에서도 슈미트는 리터의 사업을 지원할 것임을 시사했다. 슈미트의 대변인인 매튜 힐지크는 "두 사람의 어떤 관계도 비즈니스 성공과 관계 없다"며 "슈미트는 스틸 퍼롯에 대한 재정적 지원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슈미트는 1980년 웬디 수잔 보일(웬디 슈미트)와 결혼했으며 슬하에 두 딸을 두고 있다. 슈미트와 웬디는 2011년 이혼 절차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혼인 관계라고 포브스는 전했다. 슈미트 부부는 이혼 절차를 밟기 오래전부터 '오픈메리지' 관계를 유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가 서로 다른 사람과 만남을 가져도 외도로 보지 않는다는 얘기다.

슈미트는 그동안 수많은 여성들과 데이트 장면이 공개됐다. 슈미트는 패션 디자이너 쇼샨나 그루스, CNBC 기자 출신 케이트 보너, 미국 홍보대행사 임원 마시 사이먼, ABC뉴스 프로듀서 출신인 방송인 리사 쉴즈, 베트남 출신 피아니스트인 응구옌 차우지앙 등과 스캔들이 있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