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재정적자,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큰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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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 美재정적자 우려
드러켄밀러 "제로금리 때 장기국채 발행했어야"
드러켄밀러 "제로금리 때 장기국채 발행했어야"

"미국 재부무가 역사상 가장 큰 실수를 했다"-스탠리 드러켄밀러 뒤켄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
월가 거물들이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급증한 데 대해 작심 비판에 나섰다. 재정적자 확대로 국채 발행이 증가하면 결국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재정 건전성 우려로 장기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미국 정부의 국채 발행 계획에 대한 시장 관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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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런, 장기 국채 발행했어야"
미국 재무부 장관 출신의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31일(현지시간) 민주당 계열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CAP)가 주최한 행사에서 "미국의 재정 적자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과거 정권처럼 고통스러운 재정 지출 삭감 조치를 취하기 전에, 전방위적 세금 인상 조치가 취해지기 전에 미납된 세금을 제대로 걷어야 한다"고 강조했다.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2023회계연도(지난해 10월~올해 9월) 기준 1조7000억달러로 국내총생산(GDP)의 6.3%에 이른다. 이는 전년(1조4000억달러·GDP의 5.4%)보다 많이 늘어난 수치로, 코로나19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규모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24~2025년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가 GDP의 7.4%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투자자인 드러켄밀러 회장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잘못된 판단이 재정적자를 키웠다고 비난했다. 드러켄밀러 회장은 전날 열린 로빈후드 투자자 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금리가 거의 제로(0)에 가까워졌을 때 미 재무부는 더 이상 장기 국채를 발행하지 않음으로써 중요한 기회를 놓쳤다"며 "옐런 장관이 정치적인 근시안으로 2년 만기 국채를 대규모 발행했다. 이는 재무부 역사상 가장 큰 실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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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제조업 부흥을 위해 ‘바이 아메리칸’을 추진하면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에 대규모 예산을 편성해 재정적자를 키웠다. 최근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 우크라이나 600억달러, 이스라엘 140억달러 등 총 1000억달러 규모의 해외 원조 및 안보 예산도 요청했다. 이밖에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사회 보장 비용 증가, 극단적인 날씨에 따른 세수 징수 지연 등도 재정수지에 악영향을 미쳤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회장은 지난 24일 한 행사에서 "재정지출이 예년보다 훨씬 많다. 중앙은행과 정부가 모든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전지전능함을 가졌다고 느끼는 정서가 있다"면서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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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또 셧다운 위기
재정적자 확대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출 삭감을 요구하는 공화당과 재정 문제를 둘러싼 정쟁에 불을 지필 가능성이 크다. 미 의회는 다음 달 17일까지 예산안을 합의 못 하면 또다시 셧다운 위기에 놓인다. 미 의회가 의미 있는 지출 삭감이나 증세 법안 제정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채 고금리 상태가 지속된다면 재정 상황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 미국 연방정부 부채는 올해 33조달러를 넘었다.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이날 미국 CNBC가 공개한 31명의 경제학자·애널리스트 대상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100%는 미 연방정부의 적자 증가를 우려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미국 재정적자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2%는 지출 삭감만을 주장했고, 45%는 정부가 세입을 늘리고 지출을 삭감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재무부는 Fed의 기준금리 결정보다 몇시간 앞선 1일 오전 8시 30분(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국채 경매 규모·종류 등을 담은 분기별 차환(refunding) 계획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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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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